시조
2021.02.09 10:16

비켜 앉았다 / 천숙녀

조회 수 143 추천 수 0 댓글 1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첨부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첨부

 

내 길로 가던 날.jpg

 

비켜 앉았다 / 천숙녀

 

꿰맨다고 남겨진 상처 다 기울 순 없다 해도

 

한 땀씩 촘촘히 생살을 아무린다

 

갓길로

주저앉았다

길이 길을 터주고 있다

  • ?
    독도시인 2021.02.09 10:17
    안부 시집에서 <비켜 앉았다> 85p

    구연배 시인님의 해설중에서 -

    내가 나를 위로하며 채찍질해 가는 것이 생이다.
    그래서 상처가 길인 것이다. <비켜 앉았다>는 그런 차원에서 울부짖는 격정의 노래다.

    바느질 하듯 상처를 꿰맨다.
    다 기울 순 없다 해도 한 땀씩 촘촘히 생살을 아물린다.
    너무 아파서 갓길로 주저앉았다. 그런데 길이 길을 터주고 있다 고 말한다.
    이 얼마나 슬프고 기막힌 아이러니인가.

    나의 길인데, 내가 가는 길인데 아파서 갓길에 주저앉아 상처가 낫기를 기다리고 있는데
    뒤따라온 누군가 나를 앞질러 가고 있다는 사실이다.

    그러나 나의 아픔이 불상의 누군가를 위해 길을 터주고 있다는 기막힌 암시는
    실상 부조리가 아니라 다반사로 일어나고 있는 자연스런 일이다.
    인생길은 결국 혼자 가는 길 아니던가.

    따라서 누군가를 앞설 필요도 없지만 뒤처진다고 해서 꼴찌가 되는 것도 아니다.
    자신의 인생길에서는 내가 일등이면서 꼴찌이고 꼴찌이면서 일등이다.
    오직 최선의 삶만 있을 뿐이다.
    자신과의 진실한 경쟁이 유의미한 가치를 지닌다

List of Articles
번호 분류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1574 늙은 등 / 성백군 하늘호수 2023.11.14 172
1573 늦가을 땡감 / 성백군 하늘호수 2022.02.22 140
1572 늦가을 빗길 / 성백군 2 하늘호수 2022.11.08 556
1571 늦가을 억새 / 성백군 1 하늘호수 2021.12.08 181
1570 늦가을 잎 , 바람과 춤을 강민경 2019.10.25 129
1569 늦깎이 1 유진왕 2021.07.29 118
1568 늦봄의 환상 file 손영주 2007.05.13 155
1567 수필 늦은 변명 김학 2020.12.18 151
1566 님께서 멀리 떠날까 봐 / 필재 김원각 泌縡 2020.01.16 107
1565 님의 생각으로 유성룡 2006.07.24 205
1564 님의 침묵 강민경 2008.09.23 237
1563 다를 바라보고 있으면-오정방 관리자 2004.07.24 315
1562 다시 돌아온 새 강민경 2015.09.26 115
1561 다시 찾게 하는 나의 바다여 - 김원각 泌縡 2020.05.25 116
1560 시조 다시한번 / 천숙녀 file 독도시인 2021.03.30 86
1559 희곡 다윗왕가의 비극 -나은혜 관리자 2004.07.24 1433
1558 희곡 다윗왕과 사울왕 -나은혜 관리자 2004.07.24 1426
1557 다이아몬드 헤드에 비가 온다 강민경 2019.05.04 69
1556 단비 / 성백군 하늘호수 2015.07.05 235
1555 단순한 사연 서 량 2005.08.28 240
Board Pagination Prev 1 ... 31 32 33 34 35 36 37 38 39 40 ... 114 Next
/ 11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