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켜 앉았다 / 천숙녀
꿰맨다고 남겨진 상처 다 기울 순 없다 해도
한 땀씩 촘촘히 생살을 아무린다
갓길로
주저앉았다
길이 길을 터주고 있다
비켜 앉았다 / 천숙녀
꿰맨다고 남겨진 상처 다 기울 순 없다 해도
한 땀씩 촘촘히 생살을 아무린다
갓길로
주저앉았다
길이 길을 터주고 있다
번호 | 분류 | 제목 | 글쓴이 | 날짜 | 조회 수 |
---|---|---|---|---|---|
1629 | 시조 | 청국장 / 천숙녀 | 독도시인 | 2021.02.14 | 120 |
1628 | 시조 | 빛, 문을 향하여 / 천숙녀 | 독도시인 | 2021.02.13 | 141 |
1627 | 시조 | 복수초 / 천숙녀 | 독도시인 | 2021.02.12 | 151 |
1626 | 시 | 화장 하던날 1 | young kim | 2021.02.11 | 226 |
1625 | 시조 | 연하장을 띄웁니다 / 천숙녀 1 | 독도시인 | 2021.02.11 | 101 |
1624 | 시 | 가을나무 | 정용진 | 2021.02.11 | 110 |
1623 | 시 | 때늦은 감사 / 성백군 | 하늘호수 | 2021.02.10 | 114 |
1622 | 시조 | 못 짜본 베 / 천숙녀 1 | 독도시인 | 2021.02.10 | 85 |
» | 시조 | 비켜 앉았다 / 천숙녀 1 | 독도시인 | 2021.02.09 | 152 |
1620 | 시조 | 아침나절 / 천숙녀 | 독도시인 | 2021.02.08 | 185 |
1619 | 시조 | 몽돌 / 천숙녀 1 | 독도시인 | 2021.02.07 | 198 |
1618 | 시조 | 지문指紋 / 천숙녀 | 독도시인 | 2021.02.06 | 105 |
1617 | 시조 | 아버지 / 천숙녀 | 독도시인 | 2021.02.05 | 130 |
1616 | 시조 | 침묵沈黙 / 천숙녀 | 독도시인 | 2021.02.04 | 230 |
1615 | 시조 | 묵정밭 / 천숙녀 3 | 독도시인 | 2021.02.03 | 187 |
1614 | 시조 | 2월 엽서.1 / 천숙녀 | 독도시인 | 2021.02.01 | 173 |
1613 | 시 | 사과껍질을 벗기며 | 곽상희 | 2021.02.01 | 140 |
1612 | 시조 | 등나무 / 천숙녀 | 독도시인 | 2021.01.31 | 191 |
1611 | 시조 | 지는 꽃 / 천숙녀 | 독도시인 | 2021.01.29 | 136 |
1610 | 시조 | 빨래 / 천숙녀 | 독도시인 | 2021.01.28 | 194 |
구연배 시인님의 해설중에서 -
내가 나를 위로하며 채찍질해 가는 것이 생이다.
그래서 상처가 길인 것이다. <비켜 앉았다>는 그런 차원에서 울부짖는 격정의 노래다.
바느질 하듯 상처를 꿰맨다.
다 기울 순 없다 해도 한 땀씩 촘촘히 생살을 아물린다.
너무 아파서 갓길로 주저앉았다. 그런데 길이 길을 터주고 있다 고 말한다.
이 얼마나 슬프고 기막힌 아이러니인가.
나의 길인데, 내가 가는 길인데 아파서 갓길에 주저앉아 상처가 낫기를 기다리고 있는데
뒤따라온 누군가 나를 앞질러 가고 있다는 사실이다.
그러나 나의 아픔이 불상의 누군가를 위해 길을 터주고 있다는 기막힌 암시는
실상 부조리가 아니라 다반사로 일어나고 있는 자연스런 일이다.
인생길은 결국 혼자 가는 길 아니던가.
따라서 누군가를 앞설 필요도 없지만 뒤처진다고 해서 꼴찌가 되는 것도 아니다.
자신의 인생길에서는 내가 일등이면서 꼴찌이고 꼴찌이면서 일등이다.
오직 최선의 삶만 있을 뿐이다.
자신과의 진실한 경쟁이 유의미한 가치를 지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