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1.02.11 10:05

가을나무

조회 수 125 추천 수 0 댓글 0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수정 삭제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수정 삭제

가을나무

정용진 시인

 

태양빛이 얇아지고

지나는 바람결이 소슬해지면

시냇가에

자신의 실체를 드러내듯

나뭇잎들을 하나 둘 떨구면서

가을 나무가 하는 말이

예사롭지 않다.

 

너무 뜨겁던 날 괴로웠다.

폭풍우가 쏟아지던 밤이 힘들었다.

성숙한 과일들이

지체에서 떨어져가던 날

마음이 몹시 아팠다.

찬 서리가 내리치던 초겨울

끝내 뜨겁고 붉은 눈물을 흘렸다.

 

가을 나무는 벗은 채

신 앞에 홀로서는

단독자의 자세로

지난 삶을 심판 받는다.

내면 깊숙이 고뇌의 흔적으로

가슴 속에 둘려지는 연륜(年輪).

 

가을 나무는

알몸으로 서서 흰 눈을 기다리며

가지마다 볼록볼록

생명의 꽃봉오리를 키우고 있다.

 


List of Articles
번호 분류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1635 시조 물소리 / 천숙녀 file 독도시인 2021.02.19 201
1634 시조 뒤안길 / 천숙녀 1 file 독도시인 2021.02.18 139
1633 시조 실바람 / 천숙녀 file 독도시인 2021.02.17 137
1632 시조 국민 문화유산 보물1호, 숨 터 조견당 / 천숙녀 1 file 독도시인 2021.02.16 149
1631 시조 눈물꽃 / 천숙녀 file 독도시인 2021.02.15 180
1630 가을을 아쉬워하며 / 김원각 2 泌縡 2021.02.14 206
1629 시조 청국장 / 천숙녀 file 독도시인 2021.02.14 142
1628 시조 빛, 문을 향하여 / 천숙녀 file 독도시인 2021.02.13 158
1627 시조 복수초 / 천숙녀 file 독도시인 2021.02.12 170
1626 화장 하던날 1 young kim 2021.02.11 239
1625 시조 연하장을 띄웁니다 / 천숙녀 1 file 독도시인 2021.02.11 115
» 가을나무 정용진 2021.02.11 125
1623 때늦은 감사 / 성백군 하늘호수 2021.02.10 141
1622 시조 못 짜본 베 / 천숙녀 1 file 독도시인 2021.02.10 107
1621 시조 비켜 앉았다 / 천숙녀 1 file 독도시인 2021.02.09 176
1620 시조 아침나절 / 천숙녀 file 독도시인 2021.02.08 206
1619 시조 몽돌 / 천숙녀 1 file 독도시인 2021.02.07 211
1618 시조 지문指紋 / 천숙녀 file 독도시인 2021.02.06 116
1617 시조 아버지 / 천숙녀 file 독도시인 2021.02.05 154
1616 시조 침묵沈黙 / 천숙녀 file 독도시인 2021.02.04 248
Board Pagination Prev 1 ... 29 30 31 32 33 34 35 36 37 38 ... 115 Next
/ 11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