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4.11.16 13:24

엉뚱한 가족

조회 수 229 추천 수 0 댓글 0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엉뚱한 가족/강민경


    
햇빛 밝은
알라모아나* 공원 푸른 잔디밭에 앉아
점심을 꺼내는데
작은 새 한 마리 저만큼에서
머리통 갸웃거리는 재롱이 한참 귀엽다
사실은 내가 그들을 불러들였다

고소한 밥 냄새 따라온  
비둘기 두서너 마리
목 깃털 빳빳이 치켜세운
뾰족한 부리에 채워 팍팍한 힘
콕콕  
사납게 작은 새를 쫓아낸다

암비둘기와  아기 새들에게
어서들 와서 먹으라는 신호였는가!
금방 먹어 치울 듯
입으로 조물 조물 요리를 끝내자
이리 쪼르르 저리 쪼르르
앞 다퉈 배 불리고
어느새
아버지의 울타리 밖 언제였냐는 듯
오글오글
어머니 포근한 날개 밑을 파고드는
그쪽 보다는

부스러기라도 감사히 받는
작은 새의 세상에 위로를 얻는
우리는 모두
엉뚱하지만
한 가족으로 평화롭다



                      *        알라모아나: 하와이 바닷가에 있는 = 공원 명.






List of Articles
번호 분류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896 부부는 일심동체라는데 강민경 2019.09.20 165
895 시조 넝쿨손이 울타리를 만날 때 / 천숙녀 file 독도시인 2021.07.14 165
894 시조 십일월 / 천숙녀 file 독도시인 2021.11.16 165
893 시조 우리 사랑 / 천숙녀 file 독도시인 2021.02.26 164
892 연가(戀歌.2/.秀峯 鄭用眞 정용진 2015.03.07 164
891 가을 냄새 / 성백군 2 하늘호수 2021.10.12 164
890 나의 일기 하늘호수 2016.04.06 164
889 황혼에 핀꽃 강민경 2018.01.04 164
888 꽃이니까요! – 泌縡 김원각 泌縡 2020.03.24 164
887 피마자 1 유진왕 2021.07.24 164
886 시조 코로나 19 – 시詩 / 천숙녀 file 독도시인 2021.10.06 164
885 세상을 열기엔- 손홍집 2006.04.09 163
884 이월란 2008.03.03 163
883 꽃씨 이월란 2008.03.11 163
882 봄의 가십(gossip) 이월란 2008.03.17 163
881 도망자 이월란 2008.04.18 163
880 향기 퍼 올리는 3월 강민경 2012.08.09 163
879 수필 나무 file 작은나무 2019.03.24 163
878 초승달 / 성백군 하늘호수 2020.09.01 163
877 여한 없이 살자구 2 유진왕 2021.08.10 163
Board Pagination Prev 1 ... 65 66 67 68 69 70 71 72 73 74 ... 114 Next
/ 11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