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11.03 17:22

11월이 왔으니 / 성백군

조회 수 131 추천 수 0 댓글 0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11월이 왔으니 / 성백군

 

 

나뭇잎이 떨어집니다

겨울을 앞에 두고

나무들이 옷을 벗습니다

 

가을을 마무리하는 11월이

이생의 삶을 정리하고 저승으로 향하는 인생처럼

하나하나 나뭇잎을 털어냅니다

그동안 걸치고 있던 입성들이

바닥에서 바람처럼 굴러다닙니다

 

부도 명예도 권세도

영명길 가는 나그네에게는 짐이 된다고

장식품을 벗는 이치를

나무는 나목이 되므로 보여 줍니다

알몸이 되어야 앞이 잘 보인다고

허공에다 잔가지 큰 가지로 지나온 길을

박아 놓았습니다

 

가야지요

삶 넘어, 몇 안 남아

세상 바람을 이기겠다고 발버둥 치는 잔잎이

노욕이 아니었으면 좋겠습니다

다 벗어 버리고 가벼워진 몸으로

초겨울 찬바람 앞에 서 보겠습니다

11월이 왔으니 가을이 가기 전에

인생의 끝자락에서 하늘을 향하여

매듭 없는 승리의 함성을 지르겠습니다

 


List of Articles
번호 분류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76 사모(思慕) 천일칠 2005.04.26 213
75 월터 아버지 서 량 2005.04.11 328
74 재외동포문학의 대약진 이승하 2005.04.09 373
73 그렇게 긴 방황이 김사빈 2005.04.09 312
72 산(山) 속(中) 천일칠 2005.04.04 269
71 꿈꾸는 산수유 서 량 2005.04.02 363
70 깎꿍 까르르 김사빈 2005.04.02 340
69 아침이면 전화를 건다 김사빈 2005.04.02 332
68 K KOREA에서 C COREA로 갑시다 이남로 2005.03.30 457
67 산수유 움직이고 서 량 2005.03.28 231
66 동백꽃 천일칠 2005.03.17 257
65 밤에 하는 샤워 서 량 2005.03.13 401
64 [삼월의 눈꽃] / 松花 김윤자 김윤자 2005.03.13 452
63 꽃잎의 항변 천일칠 2005.02.28 296
62 Indian Hill 천일칠 2005.02.22 275
61 Exit to Hoover 천일칠 2005.02.19 198
60 눈도 코도 궁둥이도 없는 서 량 2005.02.17 321
59 주는 손 받는 손 김병규 2005.02.16 464
58 위기의 문학, 어떻게 할 것인가 이승하 2005.02.14 663
57 우회도로 천일칠 2005.02.11 207
Board Pagination Prev 1 ... 105 106 107 108 109 110 111 112 113 114 Next
/ 11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