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8.02.13 17:47

나의 변론

조회 수 305 추천 수 0 댓글 0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나의 변론/강민경

 

 

         어쩐 일인지

         햇빛 아래 어깨 늘어뜨린

 나뭇잎들 꼼짝도 않는다

 나무그늘 아래 서 있는

 나도, 옷섶 펄럭여 바람을 부추겨 보는데

 바람은 어디서 땡 치는 중인지

 숨소리 헉헉대는 나뭇잎

 자기들도 기다리는 중이라며

 변명을 늘린다

,

 바람이 꼼짝 않고 있어서라고 하는

 나뭇잎과,

 나뭇잎이 불러 주지 않아

 저 혼자서는 어찌할 수 없어서라고

 팽팽히 맞서는 바람의 변론을

 참다못한

 내가 먼저 옷섶을 풀려 하자

 

 미안했는지 다급했는지

 제 본색 드러내는 바람

 어디서 엿듣고 달려왔을까

 

 순식간에 나뭇잎 감고 돌다가

 나를 다독이는 선심

 열리다 만 내 옷섶 풀었다 닫았다

 상냥한 호들갑이라니

 내 어찌 더 저들과 변론을 펼칠 수 있겠는가?

 

 


List of Articles
번호 분류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1012 대낮인데 별빛이 강민경 2017.12.07 194
1011 별천지 하늘호수 2017.12.12 299
1010 탄탈로스 산닭 강민경 2017.12.18 278
1009 산기슭 골바람 하늘호수 2018.01.04 179
1008 황혼에 핀꽃 강민경 2018.01.04 153
1007 가로등 불빛 강민경 2018.01.14 141
1006 숨은 사랑 / 성백군 하늘호수 2018.01.18 158
1005 거리의 악사 강민경 2018.01.22 167
1004 이끼 같은 세상 / 성백군 하늘호수 2018.01.24 137
1003 이러다간 재만 남겠다 / 성백군 2 하늘호수 2018.02.04 302
1002 겨울바람의 연가 / 성백군 하늘호수 2018.02.12 146
» 나의 변론 강민경 2018.02.13 305
1000 모래의 고백(연애편지) 강민경 2018.02.20 136
999 물구나무서기 / 성백군 하늘호수 2018.02.22 109
998 닭 울음소리 / 성백군 하늘호수 2018.03.02 179
997 탄탈로스 전망대 강민경 2018.03.02 113
996 변신을 꿈꾸는 계절에-곽상희 미주문협 2018.03.09 145
995 눈 감아라, 가로등 / 성백군 하늘호수 2018.03.11 169
994 기타 ‘EN 선생’과 성추행과 ‘노벨문학상’ 3 son,yongsang 2018.03.14 418
993 가시나무 우듬지 / 성백군 2 하늘호수 2018.03.15 165
Board Pagination Prev 1 ... 59 60 61 62 63 64 65 66 67 68 ... 114 Next
/ 11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