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나리보다 몇 십배
더 샛노란 산수유가
뼈만 남은 가지를 올라타고
아까부터 꼼작달싹도 안 하고 있다가
내가 눈을 두 번쯤 깜박이는 틈을 타서
얼른 몸을 움직이는 걸 보았다
배경에 엉거주춤 서 있던
키가 큰 소나무 서너 그루도
이때가 때다! 하며 봄바람을 만진다
나는 시야가 뭉클해지면서
원근법이 엉망이 된다
개나리보다 몇 백배 더 단단한
작고 귀여운 뿔들이 샛노랗게 솟아
너무나 부끄러운 산수유 얼굴만 빼놓고
머쓱해 하는 산봉오리 몇몇이며 들판이며
내가 여태껏 애타게 기다린 봄도
초점이 다 흐리멍덩해지는 걸 보았다
© 서 량 2005.03.26
-
남은 길
-
고맙다. ‘미쳤다’는 이 말 / 성백군
-
코로나 19 –76주년 광복절에 / 천숙녀
-
세상인심 / 성백군
-
설국(雪國)
-
황혼의 바닷가 / 성백군
-
일주야 사랑을 하고 싶다
-
사랑한단 말 하기에
-
어머니날의 엄니 생각
-
푸른 언어
-
추억追憶 / 천숙녀
-
빛의 공연
-
고백
-
그 황홀한 낙원
-
노숙자의 봄 바다
-
당신이 빠져 나간 자리
-
방파제
-
상현달
-
희망
-
누가 먼 발치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