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5.03.15 17:58

날 붙들어? 어쩌라고?

조회 수 262 추천 수 0 댓글 0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날 붙들어? 어쩌라고?/강민경

 

 

가로등 불빛 아래

잔뜩 부푼 흰 비닐봉지

학교 철조망에 매달려

길 가는 나의 시선 잡아끈다

 

저 안에 무엇이 들었지!

다가가 들여다보는데

바람만 잔뜩 끌어안고 끙끙거리다

손 내밀자, 마지못해 잠시 멈추고

      

물건을 담아 나를 때는

싫다는데도 멱살을 잡아끌더니

속을 비우자마자 구겨져 처박힌 것이

억울해서 바람이 가자는 대로

담을 넘었는데 막상 갈 데가 없다고

내 다리를 감싸 안고 늘어진다

 

날 붙들어? 어쩌라고? 당황해서

묻는 풋내기 같은 내 꼴이 재미있는지

가뜩 안았던 바람 풀었다 들였다

펄럭이는 흰 비닐봉지를 달래어

 

바람을 빼내고 접는데, 당신도

꼭 필요하지 않으면

, 가고 싶은 데로 갈 수 있게   

이 철조망이나 좀 넘게 해 달라며 

바람과 나 사이를 맴돈다

  

 

 

 


List of Articles
번호 분류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716 아침 이슬 하늘호수 2017.03.30 145
715 어머니 / 성백군 하늘호수 2018.05.07 145
714 태풍의 눈/강민경 강민경 2018.07.26 145
713 잡(雜)의 자유 / 성백군 하늘호수 2019.04.09 145
712 시조 칠월에 / 천숙녀 file 독도시인 2021.07.05 145
711 이사(移徙) / 성백군 2 하늘호수 2022.01.04 145
710 6월 하늘호수 2016.06.15 144
709 넝쿨 터널 / 성백군 하늘호수 2018.12.17 144
708 한겨울 잘 보냈다고/강민경 강민경 2019.04.19 144
707 겨울 바람 / 성백군 2 하늘호수 2020.01.07 144
706 Prayer ( 기 도 ) / young kim young kim 2021.04.04 144
705 시조 가슴은 / 천숙녀 file 독도시인 2021.07.12 144
704 소음 공해 1 유진왕 2021.07.22 144
703 제기랄 1 유진왕 2021.08.07 144
702 살고 지고 유성룡 2006.03.24 143
701 마리나 해변의 일몰 file 윤혜석 2013.06.21 143
700 시조 비켜 앉았다 / 천숙녀 1 file 독도시인 2021.02.09 143
699 나무 / 성백군 하늘호수 2020.02.25 143
698 집이란 내겐 file 유진왕 2022.06.03 143
697 ~끝자락, 그다음은 / 성백군 2 하늘호수 2021.03.10 143
Board Pagination Prev 1 ... 74 75 76 77 78 79 80 81 82 83 ... 114 Next
/ 11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