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6.03.17 15:20

3월은, 3월에는

조회 수 158 추천 수 0 댓글 0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3월은, 3월에는 / 성백군

 

 

땅이

악을 쓰는 소리

어미가 새끼를 낳나 봐요

 

안 들린다고 해서

흙이 갈라지고 벌거벗은 나뭇가지가 찢어지고 하면서

싹이 돋을 때 나는 소리가 없겠어요

안 보인다고 해서

산혈(産血) 터지고 눈물이 방울방울 맺힘이 없겠어요

아픔이 너무 크면

아무것도 들리지도 보이지도 않는데요

 

당신이 남편이면

조심하세요

아내의 산실에 함부로 들어갔다가는

맞고 할퀴고 물리고 꼬집히고……

그동안 아내에게 못 한 것, 잘한 것, 사랑한 것까지

다 합쳐서 곤욕을 치를 겁니다

미워서도 아니에요. 사랑해서도 아니에요

생명이 태어날 때는

그저 그렇게 하지 아니하면 안 되기 때문에

땅이 그러는 그래요

 

그늘 밑 눈[] 달래 보내고

꽃샘추위 눈치 보며 살금살금 기어 나오고……

한바탕 난리를 치르고 나면

아빠처럼 훈풍이 어루만지고

엄마처럼 해가 볕을 모아 호호 불며 입김으로 품어주지요

싹이 사람이 아니라고 그저 흘려보내지 말아요

3월은 자연의 산실이에요

산실 속에 들어와 고생도 하고 훈훈한 정도 느껴봐요

 

당신이 남자라면

3월에는 여자가 되어보는 건 어때요

 


List of Articles
번호 분류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1089 기타 미한문협의 집 강창오 2016.04.09 443
1088 사인(死因) 하늘호수 2016.04.09 269
1087 나의 일기 하늘호수 2016.04.06 191
1086 수필 건망증과 단순성-김태수 미주문협관리자 2016.04.02 346
1085 4월의 시-박목월 file 미주문협관리자 2016.04.02 717
1084 지는 꽃잎들이 강민경 2016.03.26 304
1083 수필 “시계가 어떻게 혼자서 가?” son,yongsang 2016.03.25 286
1082 아침의 여운(餘韻)에 강민경 2016.03.19 224
» 3월은, 3월에는 하늘호수 2016.03.17 158
1080 무슨 할 말을 잊었기에 강민경 2016.03.11 219
1079 수필 수레바퀴 사랑-김영강 오연희 2016.03.09 328
1078 3월-목필균 오연희 2016.03.09 466
1077 강설(降雪) 하늘호수 2016.03.08 197
1076 봄날의 충격 강민경 2016.03.04 207
1075 황홀한 춤 하늘호수 2016.02.29 204
1074 살아 있음에 강민경 2016.02.26 261
1073 (낭송시) 사막에서 사는 길 A Way To Survive In The Desert 차신재 2016.02.25 1983
1072 2월 하늘호수 2016.02.24 172
1071 눈높이대로 강민경 2016.02.16 208
1070 수필 세상의 반(半)이 ‘수그리’고 산다? son,yongsang 2016.02.14 313
Board Pagination Prev 1 ... 56 57 58 59 60 61 62 63 64 65 ... 115 Next
/ 11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