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무풍선 / 성백군
네 살배기 손자가
고무풍선을 가지고 논다
제 동생 돌잔치에
장식용으로 사용한 것이다
손에 줄을 쥐고 흔들 때마다
상하좌우로 춤을 추며 곡예를 하는 풍선
아이가 잡으려고 손을 벌리자
손을 떠나 허공 까마득히 날아오른다
나를 쳐다보는
아이의 당황한 표정을 읽다가
괜찮아 그건 욕심이야
가지고 놀아 봤으면 놓기를 잘했다
네 손에서 터지면 추하고
어쩌면 상처를 입게 될 수도 있어
그러니까…,
너도 풍선이야
때가 되면 놓아야지, 줄을 잘 관리하지 못하면
날아 보기도 전에 터져!
바람 빠져 시들한 내 몫까지 싣고 저 푸른 하늘로
마음껏 날아보렴
668 - 0401201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