밤, 강물 / 성백군
강둑에 앉아, 캄캄합니다
사방이 한 치 앞도 보이지 않지만
물 흐르는 소리
어디를 가는지
잠시도 멈추지 않습니다
쉬었다가
밝은 날 가면 될 텐데
바위에 부딪치며 나뭇가지에 걸리며
산모퉁이를 돌아 온갖 풍상을 다 겪으며
끝없이 흐릅니다
왜 가는지도 모르기에
또 가고, 어디를 가는지도 모르기에
알고 싶어서 멈출 수가 없다고
저 밤 강물 출렁거립니다.
나 들으라는 듯
세상 사는 이야기를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