겨울 바람 / 성백군
낙엽을 굴리고
길가 나뭇가지를 흔들고
잠시도 가만히 있질 못합니다
어디를 돌아다니는지
여기저기서 눈보라가 하얗게 일어납니다
누구를 찾는 걸 까요
길을 잃은 걸 까요
손 내밀어 보아도 잡질 않고
낯설다고 소리만 지릅니다
힘든 줄 알지만
계절이 바꿨다는데, 시간이 간다는 데
무슨 수로 버팁니까
갈 곳 없는 겨울 나그네, 할 일 없어
언 강에 나와 얼음만 두들깁니다
일어나라고
어서 잠에서 깨어나라고
봄이 온다고, 봄 맞을 준비를 하라고
내 마음을 흔들며 품속으로 파고듭니다만
아직 제 몸이 시린 걸
어떡합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