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켜 앉았다 / 천숙녀
꿰맨다고 남겨진 상처 다 기울 순 없다 해도
한 땀씩 촘촘히 생살을 아무린다
갓길로
주저앉았다
길이 길을 터주고 있다
비켜 앉았다 / 천숙녀
꿰맨다고 남겨진 상처 다 기울 순 없다 해도
한 땀씩 촘촘히 생살을 아무린다
갓길로
주저앉았다
길이 길을 터주고 있다
번호 | 분류 | 제목 | 글쓴이 | 날짜 | 조회 수 |
---|---|---|---|---|---|
711 | 최후의 이동수단 - 꿈의 이동장치 | 박성춘 | 2012.01.29 | 337 | |
710 | 정월 | 강민경 | 2012.01.28 | 134 | |
709 | 차원과 진화 - Dimension & Evolution | 박성춘 | 2012.01.28 | 210 | |
708 | 낮달 | 성백군 | 2012.01.15 | 97 | |
707 | 불안 | 강민경 | 2012.01.13 | 86 | |
706 | 지상에 숟가락 하나 | 김우영 | 2012.01.10 | 554 | |
705 | 유나네 태권도 | 김사빈 | 2012.01.09 | 343 | |
704 | 이빨 빠진 호랑이 | 성백군 | 2012.01.08 | 481 | |
703 | 안부 | 김사빈 | 2011.12.31 | 185 | |
702 | 가련한 예수를 위하여ㅡ크리스마스 이브에 올리는 시 | 이승하 | 2011.12.23 | 362 | |
701 | 나의 가을 | 강민경 | 2011.12.22 | 180 | |
700 | 세 쌍둥이 難産, 보람으로 이룬 한 해! | 김우영 | 2011.12.21 | 341 | |
699 | 달빛 | 성백군 | 2011.11.27 | 253 | |
698 | 김우영 작가 만나 사람들 출판회 성료l | 김우영 | 2011.11.27 | 638 | |
697 | 떨어지는 해는 보고 싶지 않다고 | 강민경 | 2011.11.26 | 426 | |
696 | 김우영 작가가 만난 사람들 | 김우영 | 2011.11.15 | 792 | |
695 | 바람 사냥 | 성백군 | 2011.11.07 | 219 | |
694 | 야자나무 밤 그림자 | 강민경 | 2011.11.06 | 439 | |
693 | 나는 왜 시를 쓰게 되었나? | 박성춘 | 2011.11.06 | 470 | |
692 | 알을 삼키다; 세상을 삼키다 | 박성춘 | 2011.11.05 | 368 |
구연배 시인님의 해설중에서 -
내가 나를 위로하며 채찍질해 가는 것이 생이다.
그래서 상처가 길인 것이다. <비켜 앉았다>는 그런 차원에서 울부짖는 격정의 노래다.
바느질 하듯 상처를 꿰맨다.
다 기울 순 없다 해도 한 땀씩 촘촘히 생살을 아물린다.
너무 아파서 갓길로 주저앉았다. 그런데 길이 길을 터주고 있다 고 말한다.
이 얼마나 슬프고 기막힌 아이러니인가.
나의 길인데, 내가 가는 길인데 아파서 갓길에 주저앉아 상처가 낫기를 기다리고 있는데
뒤따라온 누군가 나를 앞질러 가고 있다는 사실이다.
그러나 나의 아픔이 불상의 누군가를 위해 길을 터주고 있다는 기막힌 암시는
실상 부조리가 아니라 다반사로 일어나고 있는 자연스런 일이다.
인생길은 결국 혼자 가는 길 아니던가.
따라서 누군가를 앞설 필요도 없지만 뒤처진다고 해서 꼴찌가 되는 것도 아니다.
자신의 인생길에서는 내가 일등이면서 꼴찌이고 꼴찌이면서 일등이다.
오직 최선의 삶만 있을 뿐이다.
자신과의 진실한 경쟁이 유의미한 가치를 지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