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7.05.12 17:09

꽃보다 청춘을

조회 수 183 추천 수 0 댓글 0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꽃보다 청춘을/강민경                    

 

 

알라와이 운하 수면 위

어둠 거둬내는 달빛을 보는데

속은 하나도 보이지 않고

답답한 빌딩의 불빛이 더는 참지 못하겠다는 듯

물속에 세운 불기둥으로 환한 길을 닦는다

 

길가 쪽 가로수로 선   

플루메리아 빽빽한 푸른 잎은

12폭 치맛자락 펄럭이는 무희처럼

꽃보다 싱싱한 청춘을 내세우고

도로 쪽 하늘로만 치닫던 야자수는   

구름 속 숨은 달님 쫓다가 그림자로 떨어져

나와 그이의 발길에 밟히며 

환한 가로등 원망해 보지만

꽃 시절보다 여생이 청춘인 우리 부부 앞에서는 

질투도 박수가 되어

서늘한 밤바람에 흥에 취해 흐느적거린다.

 

이따금

어둠을 가르는 차 소리에

알라와이 운하 고요한 수면이 흔들리듯

그이와 함께한 인생길 뒤돌아보면

다 꽃은 아니었지만, 아직

남은 생이 있어 날마다 저녁이면 운동 삼아

그이와 함께 손잡고 꽃보다 좋은 청춘을 즐긴다

 

 

 

 


List of Articles
번호 분류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1210 보내며 맞이하며 헤속목 2021.12.31 181
1209 봄꽃, 바람났네 / 성백군 하늘호수 2022.05.11 181
1208 세상 살아 갈 수 있는 여기는 김사빈 2007.06.04 182
1207 나와 민들레 홀씨 강민경 2012.10.04 182
1206 비굴이라 말하지 말라 성백군 2014.10.01 182
1205 12월을 위한 시 - 차신재, A Poem for December - Cha SinJae 한영자막 Korean & English captions, a Korean poem 차신재 2022.12.20 182
1204 인생 성백군 2012.02.10 183
1203 내일은 꽃으로 피어난다 윤혜석 2013.06.30 183
» 꽃보다 청춘을 강민경 2017.05.12 183
1201 쥐 잡아라 / 성백군 하늘호수 2017.07.27 183
1200 시조 이제 서야 / 천숙녀 file 독도시인 2021.04.14 183
1199 가을 성숙미 / 성백군 4 하늘호수 2021.12.28 183
1198 어떤 생애 하늘호수 2017.01.20 184
1197 밥 타령 하늘호수 2017.12.01 184
1196 그대에게 가고 있네! / 김원각 泌縡 2020.04.16 184
1195 시조 코로나 19 -반갑지 않은 / 천숙녀 file 독도시인 2021.08.07 184
1194 죄를 보았다. 그러나 / 성백군 하늘호수 2023.08.08 184
1193 노숙자 성백군 2005.09.19 185
1192 개인적 고통의 예술적 승화 황숙진 2007.11.02 185
1191 초월심리학과 정신이상 박성춘 2008.02.11 185
Board Pagination Prev 1 ... 49 50 51 52 53 54 55 56 57 58 ... 114 Next
/ 11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