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6.10.01 06:22

낙원은 배부르지 않다

조회 수 242 추천 수 0 댓글 0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낙원은 배부르지 않다/강민경

 

 

한낮

길가 철조망 넘어 마당이 있는 집

병아리 대 여섯 거느린 어미 닭과

풍채 당당한 수탉의 여유

긴 목이 빠지도록 회를 치며 암 닭을 향해

여기가 낙원이라고 힘주어 외치는

곧은 목울대의 당당함에

집 안과 밖, 고요하던 풍경이 기지개를 켠다


내일이 오늘 같은

밤낮없이 닭장 안에 갇혀서

생을 식용에 저당 잡힌 닭

먹으면 먹을수록 허허하고  

살이 찌면 찔수록 죽을 날이 가까워지니

먹는 것이 다 저주다

 

부모 덕에 재벌이 된 아이들이

많다고 다 좋은 것은 아니다

공으로 생겼다고 제화나 권세를 함부로 사용하면

저 닭장 안의 닭처럼 곧 비만이 되어

갑질한다는 소리 자주 듣고 당뇨병에 걸리느니

 

풍족하다고 다

낙원은 아니다

그 풍족함이 당당해야 삶이 낙원이 된다

저 마당, 수탉 울음소리 참 맑다.

 

 

 


  1. No Image 18Aug
    by 성백군
    2006/08/18 by 성백군
    Views 241 

    밤 손님

  2. 회개, 생각만 해도 / 성백군

  3. No Image 19Jul
    by 성백군
    2006/07/19 by 성백군
    Views 242 

    무사고 뉴스

  4. No Image 23Jun
    by 윤혜석
    2013/06/23 by 윤혜석
    Views 242 

    (단편) 나비가 되어 (5)

  5. 낙원은 배부르지 않다

  6. 물웅덩이에 동전이

  7. 위, 아래 / 성백군

  8. No Image 15Mar
    by 김사빈
    2007/03/15 by 김사빈
    Views 243 

    우리가 사는 여기

  9. No Image 08Dec
    by 강민경
    2007/12/08 by 강민경
    Views 243 

    꽃피는 고목

  10. 무심히 지나치면 그냥 오는 봄인데

  11. 옛 생각 나서 찾는 바다 / 김원각

  12. No Image 11Nov
    by 뉴요커
    2005/11/11 by 뉴요커
    Views 244 

    뉴욕의 하늘에 / 임영준

  13. No Image 15Jul
    by 김사빈
    2006/07/15 by 김사빈
    Views 244 

    이 아침에

  14. No Image 18Feb
    by 이월란
    2008/02/18 by 이월란
    Views 244 

    곱사등이춤

  15. No Image 12Mar
    by 이월란
    2008/03/12 by 이월란
    Views 244 

    여든 여섯 해

  16. 낙원동에서

  17. 달, 그리고 부부

  18. 당신의 소신대로

  19. 물속, 불기둥

  20. 바람의 말씀 / 성백군

Board Pagination Prev 1 ... 70 71 72 73 74 75 76 77 78 79 ... 114 Next
/ 11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