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8.02.13 17:47

나의 변론

조회 수 313 추천 수 0 댓글 0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나의 변론/강민경

 

 

         어쩐 일인지

         햇빛 아래 어깨 늘어뜨린

 나뭇잎들 꼼짝도 않는다

 나무그늘 아래 서 있는

 나도, 옷섶 펄럭여 바람을 부추겨 보는데

 바람은 어디서 땡 치는 중인지

 숨소리 헉헉대는 나뭇잎

 자기들도 기다리는 중이라며

 변명을 늘린다

,

 바람이 꼼짝 않고 있어서라고 하는

 나뭇잎과,

 나뭇잎이 불러 주지 않아

 저 혼자서는 어찌할 수 없어서라고

 팽팽히 맞서는 바람의 변론을

 참다못한

 내가 먼저 옷섶을 풀려 하자

 

 미안했는지 다급했는지

 제 본색 드러내는 바람

 어디서 엿듣고 달려왔을까

 

 순식간에 나뭇잎 감고 돌다가

 나를 다독이는 선심

 열리다 만 내 옷섶 풀었다 닫았다

 상냥한 호들갑이라니

 내 어찌 더 저들과 변론을 펼칠 수 있겠는가?

 

 


List of Articles
번호 분류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575 수필 우리가 사는 이유 son,yongsang 2016.01.13 191
574 우리는 동그라미 한가족 김우영 2013.02.27 263
573 우리는 마침내 똑같다 / 성백군 하늘호수 2018.07.17 110
572 우리들의 시간 김사빈 2007.10.30 179
571 우리들의 애인임을 강민경 2019.01.26 181
570 우리의 상황들 savinakim 2013.07.29 271
569 우리집 강민경 2005.12.17 196
568 우린 서로의 수호천사 강민경 2015.05.05 264
567 시조 우수 지나 경칩 되니 / 천숙녀 file 독도시인 2021.03.03 150
566 시조 우수 지나 경칩 되니 / 천숙녀 file 독도시인 2022.03.04 281
565 우수(雨水) / 성백군 2 하늘호수 2021.03.03 252
564 우연일까 강민경 2009.11.11 736
563 우회도로 천일칠 2005.02.11 206
562 운명 / 성백군 하늘호수 2019.06.25 89
561 운명運命 앞에서 / 천숙녀 file 독도시인 2021.05.28 135
560 울 안, 호박순이 성백군 2008.03.09 246
559 울타리가 머리를 깎았다. / 성백군 하늘호수 2023.06.14 141
558 원 ․ 고 ․ 모 ․ 집 김우영 2013.10.10 304
557 시조 원앙금鴛鴦衾 / 천숙녀 file 독도시인 2021.10.11 108
556 원죄 이월란 2008.03.21 187
Board Pagination Prev 1 ... 81 82 83 84 85 86 87 88 89 90 ... 114 Next
/ 11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