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조
2021.04.27 11:16

놓친 봄 / 천숙녀

조회 수 86 추천 수 0 댓글 0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첨부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첨부

놓친봄.jpg

 

놓친 봄 / 천숙녀

 

 

 

청춘이 빠진 자리에 청춘 당겨 앉히려고

허연 머리에 검정 물들여

한 달쯤 젊고 싶다

초록빛 압축된 시간을

봄 언덕에 펼치는 손 길

 

 

올 봄은 유난히 빨라 봄을 놓쳐 버렸다

입술을 깨물면서

진달래꽃도 피우면서

껍질은 제 속살 녹이며

싹 틔워 있었고

 

 

걷던 길 누웠다 고랑 있어 끊어진 길

아무도 보이지 않아 함께 걷던 우리 이름

짜디짠 눈물 훔치며

논두렁 길 걷고 있다

 

 

얼마를 더 살고나면 적절하고 적절해질까

걸어 온 길 걸어 갈 길 아득했고 아득하다

노숙자 길바닥에 앉아

움켜 쥔 껍질 내던졌다


List of Articles
번호 분류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1736 나를 먼저 보내며 강민경 2018.10.21 218
1735 나를 찾는 작업은 확고한 시정신에서 비롯한다 - 장태숙 시집 '그곳에 내가 걸려있다' 문인귀 2004.10.08 749
1734 시조 나목(裸木) / 천숙녀 1 file 독도시인 2021.03.20 76
1733 나목(裸木) - 2 하늘호수 2017.11.03 276
1732 나목(裸木)의 울음 / 성백군 하늘호수 2018.12.24 90
1731 나목에 대해, 경례 / 성백군 하늘호수 2019.12.31 101
1730 나목에 핀 꽃 / 성백군 하늘호수 2021.01.13 111
1729 나목의 가지 끝, 빗방울 / 성백군 하늘호수 2023.05.23 254
1728 나목의 겨울나기 전술 / 성백군 하늘호수 2023.12.26 110
1727 나목의 열매 / 성백군 하늘호수 2024.02.13 104
1726 수필 나무 file 작은나무 2019.03.24 161
1725 나무 / 성백군 하늘호수 2020.02.25 143
1724 나무 뿌리를 밟는데 강민경 2018.04.24 101
1723 나무 뿌리를 보는데 강민경 2018.10.08 155
1722 나무 요양원 강민경 2014.01.23 340
1721 나뭇잎 자서전 하늘호수 2015.11.24 307
1720 나뭇잎 파동 / 성백군 하늘호수 2024.06.18 30
1719 나뭇잎에 새긴 연서 강민경 2016.07.16 229
1718 나비 그림자 윤혜석 2013.07.05 216
1717 나비의 변명 / 성백군 하늘호수 2015.03.15 252
Board Pagination Prev 1 ... 23 24 25 26 27 28 29 30 31 32 ... 114 Next
/ 11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