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8.04.23 13:03

배설 / 성백군

조회 수 176 추천 수 0 댓글 0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배설 / 성백군

 

 

아파트 게시판에 절수공고가 나붙었다

오전 9시부터 오후 2시까지

서둘러 이를 닦고 세수를 하고

아직 변 볼 시간이 아니라서 그런지

오래 공을 들였지만, 결국 짐 싸 들고 집을 나왔다

 

노숙자들이 유독

화장실 주변으로 많이 모여드는 이유를 알 것 같다

어차피 노숙이니

먹고 자는 것이야 아무 데나 상관없지만

싸는 곳만은 정해져 있다는 것이 아닐까

 

멀쩡한 땅바닥이 갈라져 도시 건물이 무너지고

쓰레기가 갈 곳이 없어 태평양 가운데서 섬이 되고

재활용품 수거 업체들의 수익성 악화로

수거가 거부된 스티로폼, 폐비닐이 장바닥에서 데모하고

성장에만 취해 대책 없이 앞으로만 달리다가 퇴로마저 끊겨

길바닥에서 헤매는 우리네 삶

 

배설이 중요하다

먹어야 살지만 싸지 못하면 죽는다

오래 참다가  뒤로 터진,

이 쾌변! 오늘 저녁밥은 뚝딱.

조국도, 지구촌 여기 저기 그늘진 곳마다

막혔던 숨통이 터졌으면 좋겠다

 


List of Articles
번호 분류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1308 바다 / 성백군 하늘호수 2018.07.25 314
1307 못난 친구/ /강민경 강민경 2018.07.17 143
1306 우리는 마침내 똑같다 / 성백군 하늘호수 2018.07.17 141
1305 가시도 비켜선다/강민경 강민경 2018.07.09 263
1304 오, 노오 / 성백군 하늘호수 2018.07.08 132
1303 물구멍 강민경 2018.06.17 384
1302 넝쿨 터널 / 성백군 하늘호수 2018.06.11 169
1301 엄마 마음 강민경 2018.06.08 154
1300 하와이 낙엽 / 성백군 하늘호수 2018.05.29 204
1299 등대 사랑 강민경 2018.05.29 212
1298 사망보고서 / 성백군 하늘호수 2018.05.21 214
1297 졸업식은 오월의 함성 강민경 2018.05.18 247
1296 어느새 비 그치고 / 성백군 하늘호수 2018.05.14 232
1295 꽃 앞에 서면 강민경 2018.05.11 224
1294 어머니 / 성백군 하늘호수 2018.05.07 176
1293 봄의 꽃을 바라보며 강민경 2018.05.02 240
1292 나무 뿌리를 밟는데 강민경 2018.04.24 149
» 배설 / 성백군 하늘호수 2018.04.23 176
1290 물웅덩이에 동전이 강민경 2018.04.19 285
1289 봄 편지 / 성백군 하늘호수 2018.04.17 219
Board Pagination Prev 1 ... 45 46 47 48 49 50 51 52 53 54 ... 115 Next
/ 11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