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회 수 139 추천 수 0 댓글 0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너만 놀랬느냐 나도 놀랬다/강민경

 

 

샌프란시스코 워너크릭* 동네 앞

공원 호수에 가면 먹이 따라 모여든

오리들과 새 떼들이 있다

 

방죽 억새 촘촘히 우거진

그이와 내가 산책하는 길가

이 나무에서 저 나무 사이를 날며

경쟁하듯 지지배배 울어대는 새소리 듣다 보면

찬바람에도 흥이 일어

추운 줄도 모르고 감상에 젖어드는데

 

느닷없이

내 발걸음 소리에 놀라

마른 억새 숲 밑 수면을 차고 오르는

오리 한 마리

그 부리에서 “살려 주세요.” 외치며

파닥이는 물고기의 절망을 보는 순간

그 짧은 찰나에

 

오리도 놀라고

물고기도 놀라고

놀랄 일 없는 나도 놀라고

무심한 세상도 놀란다고

평화로운 호수가 파문을 일으키며 파르르 떤다

                     

*샌프란시스코에 있는 도시명

 

 



List of Articles
번호 분류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1074 봄이 왔다고 억지 쓰는 몸 하늘호수 2017.05.02 122
1073 생각이 짧지 않기를 강민경 2017.05.05 115
1072 나쁜엄마-고현혜 오연희 2017.05.08 192
1071 오월 하늘호수 2017.05.09 153
1070 어머니의 소망 채영선 2017.05.11 226
1069 꽃보다 청춘을 강민경 2017.05.12 196
1068 날 저무는 하늘에 노을처럼 하늘호수 2017.05.15 251
1067 5월, 마음의 문을 열다 강민경 2017.05.18 182
1066 도심 짐승들 하늘호수 2017.05.21 196
1065 혀공의 눈 강민경 2017.05.26 190
1064 꽃의 결기 하늘호수 2017.05.28 177
1063 그리운 자작나무-정호승 미주문협 2017.05.31 269
1062 바람의 면류관 강민경 2017.06.01 184
1061 터널 / 성백군 2 하늘호수 2017.06.05 262
1060 초여름 / 성백군 하늘호수 2017.06.10 186
1059 길 잃은 새 강민경 2017.06.10 180
1058 처마 길이와 치마폭과 인심 / 성백군 하늘호수 2017.06.15 263
1057 납작 엎드린 깡통 강민경 2017.06.18 164
1056 하늘의 눈 / 성백군 하늘호수 2017.06.19 196
1055 물 춤 / 성백군 하늘호수 2017.06.25 176
Board Pagination Prev 1 ... 56 57 58 59 60 61 62 63 64 65 ... 114 Next
/ 11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