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4.02.23 06:37

낙원동에서

조회 수 245 추천 수 0 댓글 0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낙원동에서/ 강민경

마키키* 산 초입에
토란 듬성듬성 자라는 작은 물웅덩이
깊지도 않은데 하늘을 품고
큰 나무와 작은 물고기와 올챙이와
그리고 나까지 끌어안아 버린
보통사람은 짐작도 못 할
사랑의 문신을 새긴
여유와 넉넉함과 평화를 갖춘
낙원동이 있다

예약 없이 찾은 날도
행여 서먹할까 전전긍긍하는
물웅덩이 식구들
하나같이 쉬 쉬, 서두름 없이, 흔들림 없이
내 가슴을 읽어 내며
기쁨이든, 외로움이든 다 내려놓으라며
굳이 하나라는 말
처음을 일깨운다

저마다 간직한 꿈은 고귀한 것
높낮이의 층을 따지지 말자며
서로 감싸주는 뜨거운 가슴의 전율
맨주먹으로 이룬
피땀에 어찌 불화가 있겠느냐며
시시때때로 앞세우는 위로의 말
낙원을 아는 사람들이
만들어 놓은 작은 물웅덩이의 동네다



List of Articles
번호 분류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796 (단편) 나비가 되어 (5) 윤혜석 2013.06.23 242
795 H2O / 성백군 하늘호수 2018.11.24 242
794 세벳돈을 챙기며/강민경 강민경 2019.02.16 242
793 무사고 뉴스 성백군 2006.07.19 243
792 꽃피는 고목 강민경 2007.12.08 243
791 무심히 지나치면 그냥 오는 봄인데 강민경 2014.04.11 243
790 살아 있음에 강민경 2016.02.26 243
789 새 냉장고를 들이다가/강민경 강민경 2019.03.20 243
788 천고마비 1 유진왕 2021.08.01 243
787 뉴욕의 하늘에 / 임영준 뉴요커 2005.11.11 244
786 우리가 사는 여기 김사빈 2007.03.15 244
785 여든 여섯 해 이월란 2008.03.12 244
784 너무 예뻐 강민경 2017.10.14 244
783 이 아침에 김사빈 2006.07.15 245
» 낙원동에서 강민경 2014.02.23 245
781 집으로 가는 길 배미순 2007.04.20 246
780 울 안, 호박순이 성백군 2008.03.09 246
779 비빔밥 2 성백군 2015.02.25 246
778 고무풍선 / 성백군 하늘호수 2015.04.22 246
777 위, 아래 / 성백군 하늘호수 2023.08.15 246
Board Pagination Prev 1 ... 70 71 72 73 74 75 76 77 78 79 ... 114 Next
/ 11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