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1.07.16 07:00

복숭아 거시기

조회 수 99 추천 수 0 댓글 1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 복숭아 거시기 >

 

복숭아 거시기를 어찌 만드냐 하셨소?

 

암, 난 알지

많이 만들어 봤거든

아니, 내가 만든 게 아니라

울 아부지 만드실 제

곁에서 유심히 봐 뒀지

 

광 속에 땅을 한 길 파고는

큰 장독을 목까지 묻어요

뒷 산 복숭아 밭에서

향이 근사하고 단물이 줄줄 흐르는

백도 몇 지게 저다 넣고

설탕을 켜켜 뿌리고 정성스레 덮었소

그건 한 해의 성스러운 예식

 

그 다음은 고난의 시간

몰래 침을 꼴깍꼴깍 삼기면서도

한 달을 버티십디다

울 아부지 용해

 

그래도 울 아버진 절대로

복숭아 거시기라 안 하셨소

그건 몸에 좋은 과일 엑기스

가끔씩 광 속에서 노래 소리가 나고

웃통 벗고 주무셔서 그게 탈이었지

 

그 신비스런 맛을 음미하는

울 아버지 표정이 더 신비스럽고

그래서 나도 얼른 어른 되고 싶었소

 

구름 흐르고 세월 흐르고

기억 한켠에 장독을 묻고

머리 허연 아들들이 오늘

신비한 추억에 웃고

 
  • ?
    독도시인 2021.07.19 14:15
    그 신비스런 맛을 음미하는
    울 아버지 표정이 더 신비스럽고
    그래서 나도 얼른 어른 되고 싶었소

    구름 흐르고 세월 흐르고
    기억 한켠에 장독을 묻고
    머리 허연 아들들이 오늘
    그 신비한 추억에 웃고

List of Articles
번호 분류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2076 수필 김우영 작가의 한국어 이야기-29 김우영 2015.06.28 541
2075 꿈속으로 오라 관리자 2004.07.24 538
2074 미리 써본 가상 유언장/안세호 김학 2005.01.27 537
2073 10월의 시-육친肉親/손택수 오연희 2015.10.01 537
2072 불경기 성백군 2009.05.04 535
2071 (동영상시) 아무도 모르는 일- 차신재 The Affair No One Knows 차신재 2015.09.01 533
2070 아틀란타로 가자 박성춘 2007.07.21 532
2069 새해에는 김우영 2011.01.10 532
2068 잠 못 이룬 밤에 뒤적인 책들 이승하 2008.02.10 530
2067 옛날에 금잔디 서 량 2005.11.26 528
2066 秋江에 밤이 드니 황숙진 2007.08.06 525
2065 석류의 사랑 강민경 2005.06.28 523
2064 6.25를 회상 하며 김사빈 2006.06.27 523
2063 한국전통 혼례복과 한국문화 소개(library 전시) 신 영 2008.06.17 519
2062 찔래꽃 향기 성백군 2014.07.11 519
2061 수필 속살을 보여준 여자-고대진 미주문협 2017.01.30 519
2060 수필 아파트 빨래방의 어느 성자 박성춘 2015.07.16 518
2059 야자나무 쓸리는 잎에 흔들리는 머리카락 하늘호수 2016.05.02 518
2058 낙관(落款) 성백군 2011.01.07 515
2057 내 가슴에 비 내리는데 강민경 2009.04.13 514
Board Pagination Prev 1 ... 6 7 8 9 10 11 12 13 14 15 ... 114 Next
/ 11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