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3.07.29 08:20

밤 바닷가의 가로등

조회 수 156 추천 수 1 댓글 0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밤 바닷가의 가로등 / 강민경


산책을하고 돌아오다
바닷가 벤치에 앉아 바다를 봅니다
어두워도 가늠해 보면 그려지는 밤바다의 풍경
잔잔한 물빛에 바람이 잠들어 있습니다

어둠 밀어내는 가로등 제자리 잘 돌봐야
방파제 안 물속 비밀을 보여 준다며
고개 숙일 새 없이, 팔방으로 바쁩니다
귀 쫑긋거리랴, 세상 말소리 들어주랴, 정신없는데
비행기 불빛은 소리도 없이
밤눈 밝혀 깜빡거리는 이쪽저쪽
하늘에서 작은 별빛들의 윙크에도 끔쩍 안 합니다
해변을 따라 걷는 여행객들이 감탄하여
가르치는 손가락질까지 따라다니느라
신명이 난 가로등, 도도함이 하늘을 찌릅니다.

수평선 저쪽으로
마음 무거운 세상 소식 싣고 오고 가는
여객선의 들릴 듯 들을 수 없는 뱃고동소리
가슴 찌르르 고향에 닿으면
밤바다 위로 길을 내는 초승달
길 폭을 넓히며
마음 나눌 누구든 만나라는 선심
허리 한번 펴지 못하면서도 기껍습니다.

내가 언제부터 이 도도한
바닷가 가로등이었는지 정녕 모르겠습니다.  
  


List of Articles
번호 분류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815 수필 김우영 작가의 한국어 이야기 - 9 김우영 2015.04.28 237
814 수필 바람찍기 file 작은나무 2019.02.28 237
813 얼씨구 / 임영준 뉴요커 2006.02.17 238
812 대지 유성룡 2008.02.28 238
811 선악과는 도대체 무엇인가? 박성춘 2012.02.21 238
810 칼춤 손홍집 2006.04.10 239
809 초석 (礎 石 ) 강민경 2006.08.18 239
808 등라(藤蘿) 이월란 2008.02.16 239
807 빛의 얼룩 하늘호수 2015.11.19 239
806 단순한 사연 서 량 2005.08.28 240
805 실체를 벗어버린 밤 풍경 강민경 2012.06.06 240
804 윤혜석 2013.06.27 240
803 노숙자 강민경 2013.10.24 240
802 H2O / 성백군 하늘호수 2018.11.24 240
801 밤 손님 성백군 2006.08.18 241
800 시인을 위한 변명 황숙진 2008.04.05 241
799 십년이면 강, 산도 변한다는데 강민경 2014.02.25 241
798 당신은 나의 꽃/강민경 강민경 2018.11.30 241
797 회개, 생각만 해도 / 성백군 하늘호수 2023.01.03 241
796 무사고 뉴스 성백군 2006.07.19 242
Board Pagination Prev 1 ... 69 70 71 72 73 74 75 76 77 78 ... 114 Next
/ 11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