밤 바닷가의 가로등 / 강민경
산책을하고 돌아오다
바닷가 벤치에 앉아 바다를 봅니다
어두워도 가늠해 보면 그려지는 밤바다의 풍경
잔잔한 물빛에 바람이 잠들어 있습니다
어둠 밀어내는 가로등 제자리 잘 돌봐야
방파제 안 물속 비밀을 보여 준다며
고개 숙일 새 없이, 팔방으로 바쁩니다
귀 쫑긋거리랴, 세상 말소리 들어주랴, 정신없는데
비행기 불빛은 소리도 없이
밤눈 밝혀 깜빡거리는 이쪽저쪽
하늘에서 작은 별빛들의 윙크에도 끔쩍 안 합니다
해변을 따라 걷는 여행객들이 감탄하여
가르치는 손가락질까지 따라다니느라
신명이 난 가로등, 도도함이 하늘을 찌릅니다.
수평선 저쪽으로
마음 무거운 세상 소식 싣고 오고 가는
여객선의 들릴 듯 들을 수 없는 뱃고동소리
가슴 찌르르 고향에 닿으면
밤바다 위로 길을 내는 초승달
길 폭을 넓히며
마음 나눌 누구든 만나라는 선심
허리 한번 펴지 못하면서도 기껍습니다.
내가 언제부터 이 도도한
바닷가 가로등이었는지 정녕 모르겠습니다.
산책을하고 돌아오다
바닷가 벤치에 앉아 바다를 봅니다
어두워도 가늠해 보면 그려지는 밤바다의 풍경
잔잔한 물빛에 바람이 잠들어 있습니다
어둠 밀어내는 가로등 제자리 잘 돌봐야
방파제 안 물속 비밀을 보여 준다며
고개 숙일 새 없이, 팔방으로 바쁩니다
귀 쫑긋거리랴, 세상 말소리 들어주랴, 정신없는데
비행기 불빛은 소리도 없이
밤눈 밝혀 깜빡거리는 이쪽저쪽
하늘에서 작은 별빛들의 윙크에도 끔쩍 안 합니다
해변을 따라 걷는 여행객들이 감탄하여
가르치는 손가락질까지 따라다니느라
신명이 난 가로등, 도도함이 하늘을 찌릅니다.
수평선 저쪽으로
마음 무거운 세상 소식 싣고 오고 가는
여객선의 들릴 듯 들을 수 없는 뱃고동소리
가슴 찌르르 고향에 닿으면
밤바다 위로 길을 내는 초승달
길 폭을 넓히며
마음 나눌 누구든 만나라는 선심
허리 한번 펴지 못하면서도 기껍습니다.
내가 언제부터 이 도도한
바닷가 가로등이었는지 정녕 모르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