겨울 홍시/ 강민경
춥다고 움츠리기만 하다가
햇살의 불같은 성화에 끌려 나와
워너크릭* 동네 한 바퀴 도는데
잎은 다 보내고 아직 털어 내지 못한
청춘을 건너온 겨울 감나무
벌겋게 타오르는 홍시의 열정에 녹았을까!
제가 발가벗긴 줄도 모릅니다
불면 날까, 쥐면 꺼질까
애지중지 아끼는 임이어서
서릿바람에 행여 몸이라도 상할까
애간장이 다 타는 겨울 홍시의 나무 사랑
온몸 살라 차지하고도 성에 안 차는지
담 밖의 나에게 와락 안겨 옵니다
더 버텨 내려고 애 끓이는 나무의
사랑을 시험하는 것을 모르는 나는
그녀의 달콤함에 빠져 넋을 잃는데
고즈넉하던 마을이 요동을 치고
몸 사림 없는 도도한 홍시는
겨울을 밀어내며 세월을 되돌립니다
벌겋게 타오른 그녀의 달디 단 입술이
그리운 나는,
어찌해야 하나, 군침이 고인지 오래
쩝쩝,
자꾸 뒤가 돌아다 봐 집니다.
번호 | 분류 | 제목 | 글쓴이 | 날짜 | 조회 수 |
---|---|---|---|---|---|
876 | 시 | 봄 배웅 / 성백군 | 하늘호수 | 2022.04.20 | 227 |
875 | 네가 올까 | 유성룡 | 2006.03.28 | 228 | |
874 | 아픔이 올 때에 | 김사빈 | 2007.09.11 | 228 | |
873 | 가시내 | 이월란 | 2008.03.13 | 228 | |
872 | 시 | 엉뚱한 가족 | 강민경 | 2014.11.16 | 228 |
871 | 시 | 물에 길을 묻다 | 강민경 | 2016.10.20 | 228 |
870 | 시 | 복숭아꽃/정용진 | 정용진 | 2015.03.24 | 228 |
869 | 시 | 입동 낙엽 / 성백군 | 하늘호수 | 2022.12.13 | 228 |
868 | 시 | 단풍잎 예찬 / 성백군 | 하늘호수 | 2015.10.15 | 228 |
867 | 시 | 숲 속에 비가 내리면 | 하늘호수 | 2015.10.27 | 228 |
866 | 시 | 아! 그대의 미소가 빠졌네요 – 김원각 | 泌縡 | 2020.08.23 | 228 |
865 | 시 | 주차장에서 | 강민경 | 2016.05.17 | 229 |
864 | 시 | 나뭇잎에 새긴 연서 | 강민경 | 2016.07.16 | 229 |
863 | 시 | 내가 나의 관객이 되어 | 하늘호수 | 2017.09.16 | 229 |
862 | 시 | 듣고 보니 갠찮다 | 강민경 | 2019.04.10 | 229 |
861 | 기타 | 공전과 자전 / 펌글/ 박영숙영 | 박영숙영 | 2020.12.13 | 229 |
860 | 산수유 움직이고 | 서 량 | 2005.03.28 | 230 | |
859 | 촛불 | 강민경 | 2006.07.12 | 230 | |
858 | 地久 | 천일칠 | 2007.03.08 | 230 | |
857 | 하늘을 바라보면 | 손영주 | 2008.02.28 | 230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