겨울 홍시/ 강민경
춥다고 움츠리기만 하다가
햇살의 불같은 성화에 끌려 나와
워너크릭* 동네 한 바퀴 도는데
잎은 다 보내고 아직 털어 내지 못한
청춘을 건너온 겨울 감나무
벌겋게 타오르는 홍시의 열정에 녹았을까!
제가 발가벗긴 줄도 모릅니다
불면 날까, 쥐면 꺼질까
애지중지 아끼는 임이어서
서릿바람에 행여 몸이라도 상할까
애간장이 다 타는 겨울 홍시의 나무 사랑
온몸 살라 차지하고도 성에 안 차는지
담 밖의 나에게 와락 안겨 옵니다
더 버텨 내려고 애 끓이는 나무의
사랑을 시험하는 것을 모르는 나는
그녀의 달콤함에 빠져 넋을 잃는데
고즈넉하던 마을이 요동을 치고
몸 사림 없는 도도한 홍시는
겨울을 밀어내며 세월을 되돌립니다
벌겋게 타오른 그녀의 달디 단 입술이
그리운 나는,
어찌해야 하나, 군침이 고인지 오래
쩝쩝,
자꾸 뒤가 돌아다 봐 집니다.
번호 | 분류 | 제목 | 글쓴이 | 날짜 | 조회 수 |
---|---|---|---|---|---|
876 | 시 | 다이아몬드 헤드에 비가 온다 | 강민경 | 2019.05.04 | 70 |
875 | 시 | 철 / 성백군 | 하늘호수 | 2019.05.07 | 106 |
874 | 시 | 터널 | 강민경 | 2019.05.11 | 155 |
873 | 시 | 모퉁이 집 / 성백군 | 하늘호수 | 2019.05.14 | 128 |
872 | 시 | 그만큼만 | 작은나무 | 2019.05.15 | 227 |
871 | 시 | 착한 갈대 | 강민경 | 2019.05.16 | 112 |
870 | 시 | 정용진 시인의 한시 | 정용진 | 2019.05.17 | 225 |
869 | 시 | 자동차 정기점검 / 성백군 | 하늘호수 | 2019.05.21 | 214 |
868 | 시 | 나는 외출 중입니다/강민경 | 강민경 | 2019.05.23 | 87 |
867 | 시 | 가는 봄이 하는 말 / 성백군 | 하늘호수 | 2019.05.28 | 115 |
866 | 시 | 조개의 눈물 | 강민경 | 2019.05.30 | 150 |
865 | 시 | 철쇄로 만든 사진틀 안의 참새 / 필재 김원각 | 泌縡 | 2019.05.31 | 214 |
864 | 시 | 당신과 약속한 장소 / 필재 김원각 | 泌縡 | 2019.06.03 | 95 |
863 | 시 | 사목(死木)에 돋는 싹 / 성백군 | 하늘호수 | 2019.06.04 | 123 |
862 | 시 | 빛에도 사연이 | 강민경 | 2019.06.06 | 133 |
861 | 시 | 광야에 핀 꽃 / 필제 김원각 | 泌縡 | 2019.06.07 | 147 |
860 | 시 | 비치와 산(Diamond Head) / 필재 김원각 | 泌縡 | 2019.06.11 | 266 |
859 | 시 | 올무와 구속/강민경 | 강민경 | 2019.06.11 | 186 |
858 | 시 | 해 넘어간 자리 / 성백군 | 하늘호수 | 2019.06.12 | 247 |
857 | 시 | 봄바람이 찾아온 하와이 / 泌縡 김원각 | 泌縡 | 2019.06.15 | 123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