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9.08.30 12:36

바다의 눈

조회 수 176 추천 수 0 댓글 0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바다의 눈/강민경

 

등대는 바다의 눈

좋은 날이나 궂은 날

변함 없이 출렁이는 순풍이,

광풍으로 돌변 할지 모르는 변덕이 잦아

영원히 좁혀지지 않는 사잇길만

따라가다가, 길을 잃고 당황했던

이민 초기의 나를 돌아봅니다

 

광풍에 어쩌면 행복해 할 바다의 변덕을

검은 구름이 미친 바람 들이대는 어둠

뜻 모를 하늘의 고함을 듣는 공포의 밤 내내

제 몸의 심지 다 태운 빛으로 어둠 지워

길을 튼 나의 외곬 사랑에도 좋은

바다의 눈, 등대가 되었던 어젯밤을 기억하는

머릿속, 더없이 맑고 상쾌합니다

 

가슴 쿵 내려앉는 어둠을 식별하고 달래어

바다를 다독일 줄 아는 지혜로 우뚝 솟아오른

바다의 눈, 아렸을 때부터 그 눈을 사모하였던

나는, 등대를 앞세워 빛 가운데로 들앉았습니다

누구는 핏속에서 푸르른 혈 죽을 피웠다는데

나는 내 핏속에서 무엇을 피워 낼 것인가

언제 어떻게 돌변할지 예측 불가한

바다의 풍랑 앞, 세상 변덕에 풀 죽은 내 어깨가

바다의 눈, 등대를 대하면서 소심할수록

더 심하게 흔들리는 가정들을 다 돌아서게 한

거센 세상 두려움투성이에

어혈의 어제는 아득하고  

그이에게 아이들에게 등대였던

어머니의 이름을 불러봅니다 

 

오늘을 내일 일에

낭비할 수 없는 하루살이 수명이라도

지켜 내려는 파도와의 싸움은 틀림없는

예측 불허를 앞세운 바다의 눈으로

물 위에 세상임을 가르쳐

살아남아야 하는 이유의 정당성을 들이댑니다

바다의 눈 파도는 하늘을 나는 내 숨소리이고 등대였으니까요.

  

 


List of Articles
번호 분류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1036 비포장도로 위에서 강민경 2015.08.10 432
1035 빈말이지만 / 성백군 하늘호수 2019.01.05 291
1034 빈방의 체온 강민경 2005.08.18 281
1033 빈소리와 헛소리 son,yongsang 2012.04.20 198
1032 빈집 / 성백군 하늘호수 2024.04.16 124
1031 빈컵 강민경 2007.01.19 353
1030 시조 빈터 / 천숙녀 file 독도시인 2021.03.07 225
1029 시조 빈터 / 천숙녀 독도시인 2022.03.06 191
1028 빗물 삼킨 파도 되어-박복수 file 미주문협 2017.11.08 218
1027 빗방울 물꽃 / 성백군 하늘호수 2023.04.25 98
1026 빗방울에도 생각이 있어 / 성백군 하늘호수 2020.06.02 122
1025 수필 빗속을 울리던 북소리-지희선 오연희 2016.06.01 318
1024 빛 / 성백군 하늘호수 2022.07.06 179
1023 시조 빛, 문을 향하여 / 천숙녀 file 독도시인 2021.02.13 119
1022 시조 빛, 문을 향하여 / 천숙녀 file 독도시인 2022.02.21 126
1021 시조 빛바랜 책가방 / 천숙녀 file 독도시인 2021.06.03 114
1020 빛에도 사연이 강민경 2019.06.06 133
1019 빛의 공연 하늘호수 2015.11.30 232
1018 빛의 얼룩 하늘호수 2015.11.19 239
1017 빛의 일기 강민경 2018.11.15 118
Board Pagination Prev 1 ... 58 59 60 61 62 63 64 65 66 67 ... 114 Next
/ 11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