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7.01.23 16:04

햇빛 꽃피웠다 봐라

조회 수 139 추천 수 0 댓글 0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햇빛 꽃 피웠다 봐라/강민경

 

 

산등성에서 아래를 내려다보면

구릉을 차고 오르는 햇살 닮은 나뭇잎

반짝이는 얼굴이 맑고 환한데

골짜기가 깊을수록 그늘도 짙어서

양지와 음지의 뚜렷함을 드러낸다

 

응달진 나뭇잎 사이사이를 비추는

햇빛, 가슴과 가슴을 포개고

뜨끈뜨끈 스텝을 고른다

 

아래서 위로

위에서 아래로 햇빛을 풀어 피운

햇빛 꽃 보라는 그이의 손끝을 따라가

오글오글 모여 나풀나풀 춤을 추는

나뭇잎 산등성에 환한 미소가 어찌나 귀한지

눈이 부시다  

 

시의 씨앗을 고르느라

뼈를 세우느라 끙끙대는 나더러

꽃이 되자며 바람 가르는

새처럼 너울너울 내 곁 지켜 날아온

그이와

내 눈 안으로 파닥파닥 일어서는

나뭇잎과 햇빛에 안겨 꽃봉 터트린

햇빛 꽃 나,

그이의 손끝을 보고

웃는 환한 얼굴은 영락없이 햇볕이 피운

햇빛 꽃이었다

 


List of Articles
번호 분류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76 건널목에 두 사람 강민경 2010.04.18 791
75 김우영 작가가 만난 사람들 김우영 2011.11.15 792
74 네 둥근 가슴에 붙들리니 강민경 2009.12.16 796
73 6월의 언덕 / 성백군 하늘호수 2020.06.16 799
72 여행기 : 하늘을 우러러 한 점 부끄럼이 없었던 시인을 찾아서 이승하 2005.07.10 804
71 91. 한국 전북 변산반도 책마을 김우영 2011.01.12 806
70 맥주 박성춘 2010.10.01 809
69 그 문 (The Gate) 박성춘 2010.06.22 815
68 마흔을 바라보며 박성춘 2010.05.21 822
67 숙제 박성춘 2010.07.20 833
66 정치 시사 소설 <도청> 정진관 2004.11.21 836
65 김우영 작가 독서노트 김우영 2011.10.24 836
64 몽유병 쏘나타 오영근 2009.08.25 838
63 열차에 얽힌 추억 이승하 2011.08.23 838
62 연꽃과 연등 - 나마스테 관리자 2004.07.24 839
61 , 는개 그치네 강민경 2009.08.20 839
60 생선가시 잇몸에 아프게 서 량 2005.02.03 841
59 비듬나물에 대한 추억 황숙진 2007.08.11 843
58 세월 & 풍객일기 son,yongsang 2010.03.07 853
57 공수표로 온것 아니다 강민경 2010.07.31 853
Board Pagination Prev 1 ... 105 106 107 108 109 110 111 112 113 114 Next
/ 11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