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8.07.09 19:19

가시도 비켜선다/강민경

조회 수 209 추천 수 0 댓글 0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가시도 비켜선다/강민경

 

 

가시나무에 꽃이 피었다

꺾고 싶은데 가시가 있어 망설이다가

꽃 속 꿀을 따는 벌을 본다

 

벌은 꽃에서

노동자로 꿀을 열심히 따 모으지만

종내에는 사람에게 다 빼앗기고

정작, 제 것은 없을 텐데

꿀 따는 동안 남은 달콤한 맛에 취해

무아지경이다

 

사람들은, 죽을 때는

하나도 가지고 가지 못하면서도

강도처럼 벌이 모아 놓은 꿀을 다 빼앗는다

더 많이 가지려는 고리대금업자 같은 습성을

부끄러워할 줄 모른다

 

비록 가난하지만

그래서 장래가 암담하지만

결과에 연연하지 않고

현실에 최선을 다해서 열심히 사는

저 벌의 생애가 참삶 아닌가

 

가시나무꽃 속에서

꿀을 따는 벌, 그 재주가 좋다

세파에 휘둘리는 일 없이

열심히 일하는 벌에게는 못 당하겠다

가시도 비켜선다  

지금의 나를 지키는 것 같다 

List of Articles
번호 분류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1215 안부 김사빈 2011.12.31 185
1214 가을비 성백군 2014.10.24 185
1213 정상은 마음자리 하늘호수 2017.03.05 185
1212 꽃 앞에 서면 강민경 2018.05.11 185
1211 잔디밭에 저 여린 풀꽃들 / 성백군 하늘호수 2022.05.04 185
1210 시조 몽돌 / 천숙녀 1 file 독도시인 2021.02.07 185
1209 죄를 보았다. 그러나 / 성백군 하늘호수 2023.08.08 185
1208 노숙자 성백군 2005.09.19 186
1207 12월을 위한 시 - 차신재, A Poem for December - Cha SinJae 한영자막 Korean & English captions, a Korean poem 차신재 2022.12.20 186
1206 바람의 면류관 강민경 2017.06.01 186
1205 쥐 잡아라 / 성백군 하늘호수 2017.07.27 186
1204 등대 사랑 강민경 2018.05.29 186
1203 올무와 구속/강민경 강민경 2019.06.11 186
1202 그대에게 가고 있네! / 김원각 泌縡 2020.04.16 186
1201 출출하거든 건너들 오시게 1 file 유진왕 2021.07.19 186
1200 시조 코로나 19 -반갑지 않은 / 천숙녀 file 독도시인 2021.08.07 186
1199 가을 성숙미 / 성백군 4 하늘호수 2021.12.28 186
1198 시조 깨어나라, 봄 / 천숙녀 file 독도시인 2022.03.18 186
1197 7 월 강민경 2007.07.25 187
1196 개인적 고통의 예술적 승화 황숙진 2007.11.02 187
Board Pagination Prev 1 ... 49 50 51 52 53 54 55 56 57 58 ... 114 Next
/ 11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