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뭇잎 파동 / 성백군
들창 너머
테라스 입구 돌배나무 잎들이
잠시도 쉬지 않고 팔랑거립니다
무엇을 하려는지
어디를 가려고 저리 설치는지 알 수 없지만
그 작은 삶들이
왜 이리 나대야 하나요
나 맹키로
사람으로 태어나서 한 팔십년 살았으면
마지막 여력을 쏟아 볼 만도 하겠지만
이제 겨우 유년인데, 아직 초여름인데
또, 흔들립니다
이번에는 아예 흔듭니다
흔들리는 게 삶이고
흔드는 게 생이랍니다
굳은살이 박이고
꽃을 피우고 열매를 맺는 게
그저 되는 일은 아니라고
나무둥치에서 꼼짝하지 않든 삭정이 한 가지
우당탕 떨어집니다
내가 침대에서 벌떡 일어났습니다
1391 – 0528202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