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풍 한 잎, 한 잎 / 강민경
푸른 치마폭으로 온 세상을 감싸던
나무와 나뭇잎들
을씨년스런 바람을 맞아들이며
서두에 어떤 당부를 새기고 싶었는가!
가을 속으로 든 색깔, 노랗고 붉다
발이 부르트고 다리가 비틀리도록
버석거리며 세월의 강을 건넌
애 끓임은 간 곳 없고
화려했던 동심을 털어버릴 수 없는
가슴속 회포가 불 바람처럼 회오리친다
흐르는 계절 틈새를 통과하는
푸름과 노랗고 붉은 절정의
단풍 한 잎, 한 잎
피처럼 타는 노을에 자꾸만
앓는 소리를 내며 바스락거린다
바람에 흔들리며 제자리 지키려는
나무와
사람들의
후끈거리는 가슴 내부에
검은 그을음 같은 허무가 스민
빨간 단풍잎의 서러운 가을 축제였다.
.
시
2013.11.23 12:32
단풍 한 잎, 한 잎
조회 수 298 추천 수 2 댓글 0
번호 | 분류 | 제목 | 글쓴이 | 날짜 | 조회 수 |
---|---|---|---|---|---|
845 | 시 | 초승달이 바다 위에 | 강민경 | 2014.01.04 | 438 |
844 | 시 | 겨울나무의 추도예배 | 성백군 | 2014.01.03 | 379 |
843 | 시 | 장미에 대한 연정 | 강민경 | 2013.12.26 | 569 |
842 | 시 | 2014년 갑오년(甲午年) 새해 아침에 | 이일영 | 2013.12.26 | 323 |
841 | 수필 | 감사 조건 | savinakim | 2013.12.25 | 311 |
840 | 시 | 별은 구름을 싫어한다 | 강민경 | 2013.12.03 | 287 |
» | 시 | 단풍 한 잎, 한 잎 | 강민경 | 2013.11.23 | 298 |
838 | 아동문학 | 호박 꽃 속 꿀벌 | savinakim | 2013.11.22 | 423 |
837 | 시 | 억세게 빡신 새 | 성백군 | 2013.11.21 | 240 |
836 | 시 | 낙엽단상 | 성백군 | 2013.11.21 | 194 |
835 | 시 | 보름달이 되고 싶어요 | 강민경 | 2013.11.17 | 228 |
834 | 시 | 갓길 불청객 | 강민경 | 2013.11.07 | 265 |
833 | 시 | 물의 식욕 | 성백군 | 2013.11.03 | 302 |
832 | 시 | 밤송이 산실(産室) | 성백군 | 2013.11.03 | 266 |
831 | 시 | 가을의 승화(昇華) | 강민경 | 2013.11.02 | 305 |
830 | 시 | 사랑하는 만큼 아픈 (부제:복숭아 먹다가) | 윤혜석 | 2013.11.01 | 422 |
829 | 시 | 시월애가(愛歌) | 윤혜석 | 2013.11.01 | 177 |
828 | 수필 | 코스모스유감 (有感) | 윤혜석 | 2013.11.01 | 302 |
827 | 수필 | 김우영 작가의/ 주당 골초 호색한 처칠 | 김우영 | 2013.10.27 | 799 |
826 | 시 | 노숙자 | 강민경 | 2013.10.24 | 255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