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7.08.03 17:32

물고기의 외길 삶

조회 수 171 추천 수 0 댓글 0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물고기의 외길 삶/강민경                   

                

 

거친 파도가

방파제 둑에 부딪혀 튀어 오를 때마다

, 공으로 물고기를 줍겠다고

길 위를 살펴보았지만

죽은 고기는커녕, 상한 고기 한 마리 없습니다

 

이상한 일입니다

저 큰 파도의 힘을

손바닥만 한 물고기가 어떻게 피한 걸까요

무슨 수로 저런 억압과 올무에서

벗어난 걸까요

 

세상이 텃밭인 사람들은

작은 일, 개인의 일도 참질 못하고 곧잘

화내고, 싸우고, 울고, 때 쓰다가 드러눕고

때로는 세상 바람에 맞아

상처 입은 제 모습 자주 드러내는데

 

물고기는

물고기도 죽기도 하겠지만

물에 맞아 죽었다는 소문은 들은 적 없으니

파도칠 때 무엇을 했던 걸까요

 

수심 깊은 곳에서

납작 엎드려 물결에 동요하지 않고 사는

물고기의 외길 삶

나도 잘은 모르지만, 난세를 살아가는 그 삶이

부러웠나 봅니다

길바닥에 물고기 한 마리

없는 걸 보면

 


List of Articles
번호 분류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1233 설중매(雪中梅) 성백군 2014.03.15 204
1232 얼룩의 초상(肖像) 성백군 2014.09.11 204
1231 10월의 제단(祭檀) 성백군 2014.11.07 204
1230 이데올로기의 변-강화식 1 미주문협 2017.02.26 204
1229 외도 / 성백군 하늘호수 2023.08.22 204
1228 해바라기 백야/최광호 2005.07.28 203
1227 3월에 대하여 김사빈 2007.03.18 203
1226 지상에 내려온 별 강민경 2014.04.03 203
1225 풀꽃, 너가 그기에 있기에 박영숙영 2017.09.29 203
1224 세상아, 걱정하지 말라 강민경 2017.10.01 203
1223 꽁지 없는 푸른 도마뱀 / 필재 김원각 泌縡 2019.06.27 203
1222 밀국수/ 김원각 泌縡 2020.07.21 203
1221 소화불량 / 성배군 하늘호수 2023.02.21 203
1220 물속 풍경 / 성백군 하늘호수 2023.12.12 203
1219 할미꽃 성백군 2006.05.15 202
1218 가장 먼 곳의 지름길 file 박성춘 2009.01.22 202
1217 촛불 강민경 2014.12.01 202
1216 그의 다리는 박성춘 2015.06.15 202
1215 봄의 꽃을 바라보며 강민경 2018.05.02 202
1214 기회 작은나무 2019.06.22 202
Board Pagination Prev 1 ... 48 49 50 51 52 53 54 55 56 57 ... 114 Next
/ 11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