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8.03.02 07:49

닭 울음소리 / 성백군

조회 수 232 추천 수 0 댓글 0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닭 울음소리 / 성백군

 

 

새벽

닭 울음소리가

하와이 오지마을 새벽잠을 깨운다

 

계주 주자가

배턴을 주고받으며 릴레이를 하듯

여기저기 가까이서 멀리서 들려오는 저 소리는

여기가 미국이라 하지만 내게는

‘cock-a-doodle-doo’가 아니라 꼬끼~오 꼬~로 들린다

 

저 닭들은 좋겠다

한국에서나 미국에서나 같은 소리를 내도

다 통하니

어딜 가나 언어 걱정은 안 해도 되겠다

 

그러니 이 새벽에

날이 밝기 전에 우리도 울어보자

언어장애로 고생하는 이민자들이여!

슬프게 기도하면

신의 노여움이 풀려 이 세상 구음이 하나가 되고

방언을 하고, 우리도 닭처럼 꼬끼~오 꼬~

‘cock-a-doodle-doo’로 들을 수 있지 않을까?

꼬끼~오 꼬~, 꼬끼~오 꼬~, 꼬끼~오 꼬~, 꼬끼~오 꼬~,……

바벨탐이 무너질 때까지 계속 회개(悔改)하자

 


List of Articles
번호 분류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1289 봄 편지 / 성백군 하늘호수 2018.04.17 219
1288 노숙자의 봄 바다 강민경 2018.04.11 257
1287 몸살 앓는 봄 / 성백군 하늘호수 2018.04.09 128
1286 비와의 대화 강민경 2018.04.08 166
1285 바람의 말씀 / 성백군 2 하늘호수 2018.04.02 280
1284 옷을 빨다가 강민경 2018.03.27 279
1283 시작(始作 혹은 詩作) / 성백군 하늘호수 2018.03.27 182
1282 살만한 세상 강민경 2018.03.22 149
1281 봄 그늘 하늘호수 2018.03.21 97
1280 가시나무 우듬지 / 성백군 2 하늘호수 2018.03.15 206
1279 기타 ‘EN 선생’과 성추행과 ‘노벨문학상’ 3 son,yongsang 2018.03.14 480
1278 눈 감아라, 가로등 / 성백군 하늘호수 2018.03.11 232
1277 변신을 꿈꾸는 계절에-곽상희 미주문협 2018.03.09 194
1276 탄탈로스 전망대 강민경 2018.03.02 170
» 닭 울음소리 / 성백군 하늘호수 2018.03.02 232
1274 물구나무서기 / 성백군 하늘호수 2018.02.22 160
1273 모래의 고백(연애편지) 강민경 2018.02.20 170
1272 나의 변론 강민경 2018.02.13 339
1271 겨울바람의 연가 / 성백군 하늘호수 2018.02.12 209
1270 이러다간 재만 남겠다 / 성백군 2 하늘호수 2018.02.04 339
Board Pagination Prev 1 ... 46 47 48 49 50 51 52 53 54 55 ... 115 Next
/ 11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