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3.02.14 19:52

봄, 까꿍 / 성백군

조회 수 173 추천 수 0 댓글 0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 까꿍 / 성백군

 

 

입춘이 지났다고는 하지만

아직 추운데

동네 담 보퉁이 벚나무는 어지간히 급했나 보다

만개(滿開)를 넘어 허공에 분분하며

겨울잠을 깨운다

 

땅 위에 떨어져 엎어진 낙화 한 송이

안쓰러워

주워, 뒤집어 보는데

까꿍수술들이 모여 아는 체한다

나도 드려다 보고 눈 맞추며 까꿍하는데

어디서 또 까꿍이다

더부살이 다람쥐 한 마리 늦잠 자다 깨었나보다

잘 알지도 못하면서

벚나무를 오르내리며 이쪽저쪽에서

까꿍’ ‘까꿍’ ‘까꿍

 

저기, 젖먹이 동네 아이

엄마 손 잡고 아장아장 걸어온다

중국, 일본, 한국 아이, 인도?

모르겠다. 저도 모르겠다고 말똥말똥

아무렴 어떤가, 제가 봄이라 귀여운데 까꿍

신기하고, 낯설고, 멀고, 가깝고, 이상하다고,  아이 눈망울에

봄이 까꿍’ ‘까꿍 까꿍

 

이러다간

내 혓바닥에 가시가 돋겠다

늙은 몸에도 꽃샘바람 불겠다

 

   1296 - 02132023

 

 


List of Articles
번호 분류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2227 가을 입구 / 성백군 하늘호수 2023.09.26 204
2226 가을, 잠자리 / 성백군 하늘호수 2023.09.19 218
2225 얌체 기도 / 성백군 하늘호수 2023.09.12 325
2224 정독, 인생길 / 성백군 하늘호수 2023.09.05 296
2223 천기누설 / 성백군 하늘호수 2023.08.29 235
2222 외도 / 성백군 하늘호수 2023.08.22 225
2221 위, 아래 / 성백군 하늘호수 2023.08.15 263
2220 죄를 보았다. 그러나 / 성백군 하늘호수 2023.08.08 209
2219 ‘더’와 ‘덜’ / 성백군 하늘호수 2023.08.01 163
2218 사람 잡는 폭탄 / 성백군 하늘호수 2023.07.25 153
2217 주름살 영광 /성백군 하늘호수 2023.07.19 130
2216 섞여 화단 / 성백군 하늘호수 2023.07.12 180
2215 버리기도 기술입니다 / 성백군 하늘호수 2023.07.06 171
2214 시간 길들이기 / 성백군 하늘호수 2023.06.28 145
2213 5월 들길 / 성백군 2 하늘호수 2023.06.20 189
2212 울타리가 머리를 깎았다. / 성백군 하늘호수 2023.06.14 157
2211 홀로 달 / 성백군 하늘호수 2023.06.06 193
2210 각자도생(各自圖生) / 성백군 하늘호수 2023.06.01 150
2209 나목의 가지 끝, 빗방울 / 성백군 하늘호수 2023.05.23 270
2208 보훈 정책 / 성백군 하늘호수 2023.05.16 138
Board Pagination Prev 1 2 3 4 5 6 7 8 9 10 ... 115 Next
/ 11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