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신은 내 심장이잖아/강민경
그이와
거리의 여유를 꽉 채우고
손과 손을 꼭 잡고 가다 동하는
장난기, 집게손가락 빳빳이 세워
그이의 옆구리 콕콕 찔러
서로를 확인하는 산책길 정겹다
어허! 버릇없이
하늘 같은 남편 옆구릴 함부로 찌르다니
쥐어박는 듯한, 그러나 싫지 않은
목소리의 훈훈한 톤 귓가에 여울져 오면
왜? 뭐가 잘 못 됐나요
한 옥타브 더 올린 히스테릭 한
내 대답
당신은 내 심장이잖아. 아닌가요? 라며
가재 눈 치켜 올리면
그 심장 어딘지 나는 모르겠는데
딱 잡아떼다가도
아차! 그렇지! 그래!
내 옆에 둔 걸 깜빡했네!
그러니까
귀한 줄 알았으면 더더욱 아껴야지
아프게 하면 쓰나
너털웃음,
은근슬쩍 허공을 메우는
때맞춰 불어오는 산들바람 상큼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