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5.10.01 20:09

황혼 결혼식 / 성백군

조회 수 370 추천 수 0 댓글 0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황혼 결혼식 / 성백군

 

 

해 종일

마주 보며 그리워하다가

마침내 합일된 황혼의 수평선은

하늘과 바다의 결혼식입니다

 

다 살고서

무슨 결혼이냐고 하겠지만

드디어, 이생에서의 끝을 하나로 이루었으니

저승에서는 한 몸으로 태어나지 않겠느냐며

신랑 신부 입장합니다

 

황홀한

석양의 주례로

예식장 앞마당에는 붉은 융단이 깔리고

구름은 몸을 헐어

숲을 가꾸고 강을 만들며 살 성()을 짖느라 바쁘고

파도는 물을 열어 이생과 저승을 잇는 황금길을 닦네요

 

마땅히 받을 축합니다

하늘과 바다와 그 사이에 있는 모든 것들이

은혜를 갚는다고

모여 온 힘을 다해 일으키는 화광반조

뚜우~뚜우~ 연락선 뱃고동 반주에

어스름 속 괭이갈매기 일제히 날아오르며

박수를 치고

 

찰칵찰칵

우리 집 거실 벽엔 누가, 언제 찍었는지 모르지만

아주 오래된, 지금도 생생한

하늘과 바다의

황혼 결혼식 기념사진 한 장 걸려있습니다

 

   

 

 

 

 

 

 


List of Articles
번호 분류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374 우리들의 시간 김사빈 2007.10.30 179
373 그대에게 손영주 2007.10.29 276
372 정신분열 박성춘 2007.10.28 283
371 그 나라 꿈꾸다 file 손영주 2007.10.28 267
370 비 냄새 강민경 2007.10.21 256
369 암벽을 타다 박성춘 2007.10.14 209
368 사랑이라는 이름으로 James 2007.10.14 409
367 죽을 것 같이 그리운... James 2007.10.12 178
366 사랑. 그 위대한 힘 JamesAhn 2007.10.06 501
365 부남 면 대소리 뱃사공네 이야기 김사빈 2007.10.06 590
364 하나를 준비하며 김사빈 2007.10.06 211
363 祝 死望-나는 내 永魂을 죽였다 James 2007.10.02 392
362 아웅산 수지 여사의 가택 연금이 풀리기를 갈망하며 이승하 2007.09.28 512
361 지식인의 말 안경라 2007.09.28 472
360 희망 전상서 2 김화영 2007.09.24 219
359 유성룡 2007.09.24 168
358 秋夜思鄕 황숙진 2007.09.20 166
357 아픔이 올 때에 김사빈 2007.09.11 228
356 해질무렵 patricia m cha 2007.09.08 204
355 베고니아 꽃 곽상희 2007.09.08 251
Board Pagination Prev 1 ... 91 92 93 94 95 96 97 98 99 100 ... 114 Next
/ 11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