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5.10.01 20:09

황혼 결혼식 / 성백군

조회 수 340 추천 수 0 댓글 0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황혼 결혼식 / 성백군

 

 

해 종일

마주 보며 그리워하다가

마침내 합일된 황혼의 수평선은

하늘과 바다의 결혼식입니다

 

다 살고서

무슨 결혼이냐고 하겠지만

드디어, 이생에서의 끝을 하나로 이루었으니

저승에서는 한 몸으로 태어나지 않겠느냐며

신랑 신부 입장합니다

 

황홀한

석양의 주례로

예식장 앞마당에는 붉은 융단이 깔리고

구름은 몸을 헐어

숲을 가꾸고 강을 만들며 살 성()을 짖느라 바쁘고

파도는 물을 열어 이생과 저승을 잇는 황금길을 닦네요

 

마땅히 받을 축합니다

하늘과 바다와 그 사이에 있는 모든 것들이

은혜를 갚는다고

모여 온 힘을 다해 일으키는 화광반조

뚜우~뚜우~ 연락선 뱃고동 반주에

어스름 속 괭이갈매기 일제히 날아오르며

박수를 치고

 

찰칵찰칵

우리 집 거실 벽엔 누가, 언제 찍었는지 모르지만

아주 오래된, 지금도 생생한

하늘과 바다의

황혼 결혼식 기념사진 한 장 걸려있습니다

 

   

 

 

 

 

 

 


List of Articles
번호 분류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1040 뱅뱅 도는 생각 하늘호수 2015.11.07 116
1039 깜박이는 가로등 강민경 2015.11.06 125
1038 수필 세계 한글작가대회ㅡ언어와 문자의 중요성ㅡ 박영숙영 2015.10.31 227
1037 가을비 소리 강민경 2015.10.29 221
1036 숲 속에 비가 내리면 하늘호수 2015.10.27 220
1035 찡그린 달 강민경 2015.10.23 129
1034 나의 고백 . 4 / 가을 son,yongsang 2015.10.23 237
1033 흙, 당신이 되고 싶습니다 강민경 2015.10.17 227
1032 단풍잎 예찬 / 성백군 하늘호수 2015.10.15 205
1031 여기에도 세상이 강민경 2015.10.13 110
1030 (동영상시) 이별 앞에서 - Before Parting 차신재 2015.10.07 249
1029 10월의 형식 강민경 2015.10.07 175
1028 수필 ‘文化의 달’을 생각 한다 son,yongsang 2015.10.07 127
» 황혼 결혼식 / 성백군 하늘호수 2015.10.01 340
1026 숲 속에 볕뉘 강민경 2015.10.01 358
1025 10월의 시-육친肉親/손택수 오연희 2015.10.01 510
1024 (동영상시) 나비의 노래 A Butterfly's Song 차신재 2015.09.27 330
1023 다시 돌아온 새 강민경 2015.09.26 110
1022 시조 그리움 5題 son,yongsang 2015.09.26 360
1021 한 점 바람 강민경 2015.09.25 235
Board Pagination Prev 1 ... 57 58 59 60 61 62 63 64 65 66 ... 113 Next
/ 11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