간도 운동을 해야/강민경
운전하는 그이
빨간 불에 급정거한다
아니 이이가!
정신 차려 운전 안 하고 뭐 해요
차만 타면, 매번
간이 덜컹덜컹한다니까, 라며
씩씩대자
변명할 생각은 않고
그게 다 내 덕인 줄 알아
간도 운동을 해야
오래 사는 거라며 하는
넉살 좋은 익살 기발한 유머에
어이없이 퐁당 빠져들고
뱃살 움켜쥐는 웃음을 참으려니
내 가슴 저 밑이 후끈거리며
치밀어 오르는
불콰한 이 기분은 뭘까? 골똘한 데
아 참,
내 간은 운동을 안 했는데
괜찮은지 모르겠네! 라며
자기 가슴을 더듬는 시늉에 그만
꾹꾹 누르던 웃음이 폭발하는
차 안, 이래서
부부는 한 몸이라고들 하는가!
금방 분위기 훈훈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