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7.08.03 17:32

물고기의 외길 삶

조회 수 174 추천 수 0 댓글 0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물고기의 외길 삶/강민경                   

                

 

거친 파도가

방파제 둑에 부딪혀 튀어 오를 때마다

, 공으로 물고기를 줍겠다고

길 위를 살펴보았지만

죽은 고기는커녕, 상한 고기 한 마리 없습니다

 

이상한 일입니다

저 큰 파도의 힘을

손바닥만 한 물고기가 어떻게 피한 걸까요

무슨 수로 저런 억압과 올무에서

벗어난 걸까요

 

세상이 텃밭인 사람들은

작은 일, 개인의 일도 참질 못하고 곧잘

화내고, 싸우고, 울고, 때 쓰다가 드러눕고

때로는 세상 바람에 맞아

상처 입은 제 모습 자주 드러내는데

 

물고기는

물고기도 죽기도 하겠지만

물에 맞아 죽었다는 소문은 들은 적 없으니

파도칠 때 무엇을 했던 걸까요

 

수심 깊은 곳에서

납작 엎드려 물결에 동요하지 않고 사는

물고기의 외길 삶

나도 잘은 모르지만, 난세를 살아가는 그 삶이

부러웠나 봅니다

길바닥에 물고기 한 마리

없는 걸 보면

 


List of Articles
번호 분류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957 나비 그림자 윤혜석 2013.07.05 216
956 등외품 성백군 2014.01.06 216
955 풍성한 불경기 강민경 2015.04.10 216
954 시조 뿌리에게 / 천숙녀 file 독도시인 2021.06.15 216
953 개여 짖으라 강민경 2016.07.27 216
952 행복하다 / 필재 김원각 泌縡 2020.01.11 216
951 신선이 따로 있나 1 유진왕 2021.07.21 216
950 청량한 눈빛에 갇혀 버려 강민경 2012.05.19 217
949 보름달이 되고 싶어요 강민경 2013.11.17 217
948 회귀(回歸) 성백군 2014.03.25 217
947 (동영상시) 그리움에게 Dear Longing 1 차신재 2015.12.08 217
946 두개의 그림자 강민경 2017.09.16 217
945 자동차 정기점검 / 성백군 하늘호수 2019.05.21 217
944 그거면 되는데 1 유진왕 2021.07.20 217
943 잃어버린 밤하늘 / 성백군 하늘호수 2022.05.25 217
942 2021년 12월의 문턱에서 / 성백군 1 하늘호수 2021.12.21 217
941 시조 찔레 향기 / 천숙녀 file 독도시인 2022.02.13 217
940 마지막 기도 유진왕 2022.04.08 217
939 하소연 유성룡 2005.11.27 218
938 12 월 강민경 2005.12.10 218
Board Pagination Prev 1 ... 62 63 64 65 66 67 68 69 70 71 ... 114 Next
/ 11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