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8.04.23 13:03

배설 / 성백군

조회 수 137 추천 수 0 댓글 0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배설 / 성백군

 

 

아파트 게시판에 절수공고가 나붙었다

오전 9시부터 오후 2시까지

서둘러 이를 닦고 세수를 하고

아직 변 볼 시간이 아니라서 그런지

오래 공을 들였지만, 결국 짐 싸 들고 집을 나왔다

 

노숙자들이 유독

화장실 주변으로 많이 모여드는 이유를 알 것 같다

어차피 노숙이니

먹고 자는 것이야 아무 데나 상관없지만

싸는 곳만은 정해져 있다는 것이 아닐까

 

멀쩡한 땅바닥이 갈라져 도시 건물이 무너지고

쓰레기가 갈 곳이 없어 태평양 가운데서 섬이 되고

재활용품 수거 업체들의 수익성 악화로

수거가 거부된 스티로폼, 폐비닐이 장바닥에서 데모하고

성장에만 취해 대책 없이 앞으로만 달리다가 퇴로마저 끊겨

길바닥에서 헤매는 우리네 삶

 

배설이 중요하다

먹어야 살지만 싸지 못하면 죽는다

오래 참다가  뒤로 터진,

이 쾌변! 오늘 저녁밥은 뚝딱.

조국도, 지구촌 여기 저기 그늘진 곳마다

막혔던 숨통이 터졌으면 좋겠다

 


List of Articles
번호 분류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997 물(水) 성백군 2006.04.05 170
996 물 춤 / 성백군 하늘호수 2017.06.25 181
995 물 위에 뜬 잠 이월란 2008.04.09 300
994 묻지도 말고 쭉- - 나마스테 관리자 2004.07.24 551
993 시조 묻어야지 씨앗 / 천숙녀 file 독도시인 2021.03.18 111
992 문학-갈잎의 노래 하늘호수 2020.03.17 126
991 문자 보내기 강민경 2014.02.03 365
990 문단권력 또는 공해 관리자 2004.07.24 1001
989 문경지교(刎頸之交) 유성룡 2006.05.27 483
988 시조 문경새재여름시인학교 / 천숙녀 file 독도시인 2021.06.21 139
987 시조 묵정밭 / 천숙녀 3 file 독도시인 2021.02.03 165
986 시조 묵정밭 / 천숙녀 file 독도시인 2021.07.09 97
985 묵언(默言)(2) 작은나무 2019.03.06 201
984 묵언(默言)(1) 2 작은나무 2019.02.21 179
983 시조 무지개 뜨는 / 천숙녀 file 독도시인 2022.02.18 124
982 무언의 친구들 / 성백군 하늘호수 2020.07.08 154
981 무심히 지나치면 그냥 오는 봄인데 강민경 2014.04.11 243
980 무슨 할 말을 잊었기에 강민경 2016.03.11 196
979 무서운 여자 이월란 2008.03.26 444
978 무서운 빗방울들이 서 량 2005.10.16 189
Board Pagination Prev 1 ... 60 61 62 63 64 65 66 67 68 69 ... 114 Next
/ 11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