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8.02.18 12:59

곱사등이춤

조회 수 248 추천 수 0 댓글 0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곱사등이춤


                                                    이 월란





내가 춤을 추네
가슴 휘어 꺾인 가훼 한 그루 등에 지고
갈마의 사슬 지으려 춤을 추네
구릉 사이 엇박자로 디딘 설움
누구의 넋이었던가 무슨 조화였던가
안을 수 없는 사랑 마저 등에 업고
환절의 손끝마다 새겨진 비련의 지문
버거운 인연이라 망연히 실어 날리우고  
흰소리같은 생언어 목젖 내려 삼키며
사지육신 농간 부리듯 오늘도 춤을 추네
곱사등이춤을 추네
이제 막 탯줄이 잘린 고통의 신생아들이
호흡의 문을 열고 울음 우는 고빗사위
걸머진 죄를 하역하는 이단의 얼굴로
불구의 등골 지고
바람의 핵을 좇는 무희가 되었다네
날보고 손가락질 하네 돌아서 웃네
못난 등짐 속에서도 기억의 섶은 둥지를 틀고
무애(撫愛)의 고치솜 꿈틀꿈틀 토해내며
채롱에 흔들리던 어린 영혼 등에 업고
빈 몸 누일 봉분 마저 등에 지고
육봉 가득 꽃씨 실어  
사막을 지르는 단봉약대가 되었다네
운두 낮은 노을 아래 뒤뚱뒤뚱 발간 꽃물이 들면
거친 땅 낭하에서 실낱같은 꿈의 테두리를 놓아  
행려의 몸짓으로
꽃고비 맥놀듯
엉기덩기 춤을 추네

List of Articles
번호 분류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356 마음의 수평 성백군 2013.08.31 113
355 팥빙수 한 그릇 / 성백군 하늘호수 2018.10.30 113
354 시조 더하기 곱하기 / 천숙녀 1 file 독도시인 2021.03.04 113
353 시조 그대를 만나면 / 천숙녀 file 독도시인 2021.06.08 113
352 시조 잠시 쉬는 동안 / 천숙녀 file 독도시인 2021.07.15 113
351 시조 난전亂廛 / 천숙녀 file 독도시인 2021.10.28 113
350 시조 메타버스 독도랜드 (Metabus DokdoLand) / 천숙녀 file 독도시인 2021.12.26 113
349 방파제 강민경 2007.03.19 112
348 재난의 시작 / 성백군 하늘호수 2023.01.31 112
347 착한 갈대 강민경 2019.05.16 112
346 시조 청국장 / 천숙녀 file 독도시인 2021.02.14 112
345 가고 있네요 2 泌縡 2021.03.14 112
344 물냉면 3 file 유진왕 2021.08.05 112
343 시조 코로나 19 -예방접종 / 천숙녀 file 독도시인 2021.08.13 112
342 시조 코로나 19 –고향故鄕에서 / 천숙녀 file 독도시인 2021.09.21 112
341 산그늘 정용진 2019.06.30 111
340 나목에 핀 꽃 / 성백군 하늘호수 2021.01.13 111
339 시조 묻어야지 씨앗 / 천숙녀 file 독도시인 2021.03.18 111
338 주름살 영광 /성백군 하늘호수 2023.07.19 111
337 사랑 4 이월란 2008.03.02 110
Board Pagination Prev 1 ... 92 93 94 95 96 97 98 99 100 101 ... 114 Next
/ 11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