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8.01.18 06:51

숨은 사랑 / 성백군

조회 수 160 추천 수 0 댓글 0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숨은 사랑 / 성백군

 

 

제철이라고

귀농 친구가 사과 한 상자 보내왔다

그중 가장 빨갛고 튼실한 것으로 한 알 골라

쪼개 본다. 확 드러나는

뽀얀 속살 속 선명한 하트 무늬

 

사랑의 표시다

중심에서 꼼지락거리는 것 같은 까만 씨앗들은

사랑의 잉태가 틀림없는데

무에 그리 부끄러운지 숨어 있구나

 

자랑할 만한데

몇 자 적은 메모지 한 장쯤은 있을 만도 한데

서운하다. 고맙다. 뭐 이런 너스레들

허접스러우면서도 달콤하고 허전하면서도 아린 것들이

내 가슴을 치고 지나가는데

눈 씻고 봐도 친구의 생색내기는 보이지 않고,

 

드디어 해냈구나

그동안 한겨울 혹한을 참아 내고

꽃샘추위 시샘도 이겨 내고

가뭄도, 장마도…,

친구여, 부지런한 자네 앞에서는 이런 것들은

한갓 지나가는 바람에 불과했다고

와삭!

자네의 정성과 애틋한 마음이 내 혀끝에서

달콤하고 새콤하고 빨갛게 익는구나

 


List of Articles
번호 분류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1013 대낮인데 별빛이 강민경 2017.12.07 194
1012 별천지 하늘호수 2017.12.12 303
1011 탄탈로스 산닭 강민경 2017.12.18 281
1010 산기슭 골바람 하늘호수 2018.01.04 183
1009 황혼에 핀꽃 강민경 2018.01.04 154
1008 가로등 불빛 강민경 2018.01.14 141
» 숨은 사랑 / 성백군 하늘호수 2018.01.18 160
1006 거리의 악사 강민경 2018.01.22 169
1005 이끼 같은 세상 / 성백군 하늘호수 2018.01.24 141
1004 이러다간 재만 남겠다 / 성백군 2 하늘호수 2018.02.04 302
1003 겨울바람의 연가 / 성백군 하늘호수 2018.02.12 147
1002 나의 변론 강민경 2018.02.13 309
1001 모래의 고백(연애편지) 강민경 2018.02.20 136
1000 물구나무서기 / 성백군 하늘호수 2018.02.22 113
999 닭 울음소리 / 성백군 하늘호수 2018.03.02 182
998 탄탈로스 전망대 강민경 2018.03.02 115
997 변신을 꿈꾸는 계절에-곽상희 미주문협 2018.03.09 146
996 눈 감아라, 가로등 / 성백군 하늘호수 2018.03.11 172
995 기타 ‘EN 선생’과 성추행과 ‘노벨문학상’ 3 son,yongsang 2018.03.14 419
994 가시나무 우듬지 / 성백군 2 하늘호수 2018.03.15 165
Board Pagination Prev 1 ... 59 60 61 62 63 64 65 66 67 68 ... 114 Next
/ 11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