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1.10.12 22:32

가을 냄새 / 성백군

조회 수 158 추천 수 0 댓글 2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가을 냄새 / 성백군

 

 

길 가다가

한국 마켓에 들렸다

감 밤 대추 석류, 가을 냄새가 뭉클하다

그 냄새 꺾어 집에 가져오려고

이것저것 뒤척이며, 고른다

 

땡볕에 탄 것

바람에 멍든 것

가뭄에, 장마에, 시달려 겉늙은 것

벌레에 먹혀 쭈그러진 것

빼내고, 고르다 보니 남은 것은 몇 안 된다

이것 가지고는 너무 적어

가을 냄새 맡기도 쉽지 않다

 

나도 가을인데

살아오면서 이런 일, 저런 일, 빼고 나면

온전한 것이 얼마나 될까

그것만 가지고 어른 냄새가 날까

아무래도 자신 없어 이리저리 고르다 말고 훌 썩어

한 광주리 담아 값을 치렀다

 

도마에 올려놓고

마무리 손질을 한다

다 내 것인데 아깝지 않은 것이 없다

버릴 것이 하나도 없어 칼날이 지나간 자리를

쪽쪽 빨며 맛있다. 가을이다.” 한다

 

   1170 - 10012021

 

 

  • ?
    독도시인 2021.10.13 13:03
    나도 가을인데
    살아오면서 이런 일, 저런 일, 빼고 나면
    온전한 것이 얼마나 될까
    그것만 가지고 어른 냄새가 날까
    아무래도 자신 없어 이리저리 고르다 말고 훌 썩어
    한 광주리 담아 값을 치렀다

    도마에 올려놓고
    마무리 손질을 한다
    다 내 것인데 아깝지 않은 것이 없다
    버릴 것이 하나도 없어 칼날이 지나간 자리를
    쪽쪽 빨며 “맛있다. 가을이다.” 한다


    공감하였습니다
    저 역시 가을에 서성이고 있습니다
    고맙습니다
  • ?
    하늘호수 2021.10.19 20:22
    감사합니다
    수확이많으시기를 기원합니다.

List of Articles
번호 분류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291 조문해주신 분들에게 깊이 감사드립니다 이승하 2007.02.23 500
290 천년을 나의 사랑과 함께 유성룡 2007.02.03 291
289 바다 건너에서도 피는 모국어의 꽃 박영호 2007.01.22 914
288 빈컵 강민경 2007.01.19 353
287 기도 성백군 2007.01.18 145
286 전지(剪枝) 성백군 2007.01.18 209
285 어둠별 외롬에 사모친다 유성룡 2007.01.09 247
284 새해 새 아침의 작은 선물 이승하 2006.12.31 894
283 고대 시학(詩學)을 통해서 본 시의 근원적 이해 박영호 2006.12.28 881
282 고향에 오니 김사빈 2006.12.19 425
281 포수의 과녁에 들어온 사슴 한 마리 김사빈 2006.12.19 487
280 밤 손님 성백군 2006.08.18 241
279 4 월 성백군 2006.08.18 206
278 초석 (礎 石 ) 강민경 2006.08.18 239
277 내 눈은 꽃으로 핀다 유성룡 2006.08.16 313
276 갈릴리 바다 박동수 2006.08.14 344
275 사랑한단 말 하기에 유성룡 2006.08.13 232
274 폭포 강민경 2006.08.11 200
273 외연外緣 file 유성룡 2006.08.06 198
272 곤보(困步) 유성룡 2006.07.27 402
Board Pagination Prev 1 ... 95 96 97 98 99 100 101 102 103 104 ... 114 Next
/ 11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