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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장면 성내리. 초등학교를 찾아보고, 서정주 선생님의  문학관을 찾아 갔다.지금까지 보았던 청포도의 이육사, 메밀꽃 필 무렵 이효석, 둘러보면서 화강 암에 아담한 것을 상상했다. 안내하는 홍 교수님이나 박 선생님이 폐교 된  초등학교를 구입하여 만든 것이라고 말해준다 .
입구에 “미당 문학 제 ”란 글이 반갑게 들어온다. 강당에 선 교수님을 뵙는 것 같다, 문 앞도 들어가서 안을 보아도 너무나 허름하고 초라하다,  안으로 들어서니 선생님부부가 험난한 세월을 지나 왔소, 하는 사진이 걸려 있다. 그 많은 시들을 그냥 진열장에 종이로 놓여 있기도, 촘촘히 걸려 있는 시들, 어찌 정성이 없어 보이고, 진열하기 위하여 전부 모아 놓은 것 같다. 삼층까지 다 보고 나오면서, 가슴에 싸한 바람이 일었다. 우리나라 시인 하면, 서정주 선생님을 제일 먼저 떠오르는 것 아닌가, 우리나라 시를 논한다면 서정주 선생님을 먼저 이야기 할 것 같은데,
“한 송이 국화꽃을 피우기 위하여” 초등학교만 나온 사람이면, 한 송이 국화꽃을 읊조리 릴 수 있을 것이다. “내 누님 같은 꽃이여,”  외우던 시가 아닌가, 고창이 가난하여 문학관 하나 번듯하게 할 수가 없는가, 생각도 들고, 강바람에 도포자락을 여미는 선생님을 상상 했다. 어찌 이렇게 폐허 같은가, 하고 중얼 중얼 하니, 홍 교수님 곁들여 올 때마다 가슴이 아팠어요, 하신다.
  60년대에 서라벌 예술 대학 문창과에 시 강의 수업시간에, 머리는 박박 깎고, 두루마기를 입고, 강대상 이쪽에서 저쪽을 왔다, 갔다 하시면서, 눈은 천정을 보며, 시를 읊조리듯이 강의를 하시었다. 그 때 쓴 일기를 지금 들여 다 보니, 서정주 선생님은 강의를 잘 못한다고 쓰여 있었다. 그 일기를 보고 웃었지만. 서정주 선생님의 문학관은 바람 부는 강가에 두루마기 자락이 펄럭이는 모습을 연상하게 한다. 곧 떠날  사람, 정착하지 못하는 사람, 언제고 바람이 불면 가야 할 사람 같은, 왜 이런 생각을 하는지 모르겠다. 많은 작품 중에 친일에 바치는 시도, 친일을 항의 하는 시도 다 모여 있었다.
하루 종일 언짢은 마음으로 돌아다녔다. 저녁에 홍 교수님이 이 지역 시인님을 초청하여 같이 밥을 먹자고 누굴 불렀다고 한다. 젊은 남자분이 40대 초반 일 것 같은 박 선생님이란 분과 저녁을 같이 하면서 ,서정주 선생님의 초라한 문학관에 대하여, 항의를 했다. 어찌 그렇게 초라한가. 한국을 대표하는 시인인데, 혼 불의 최명희님, 박 재삼님 다 아름다운 집에 잘 정돈되어 있는데, 폐허처럼 그렇게 문학관을 만들었는가, 중얼 거렸다. 그 분이 한참 듣더니, 서정주 선생님은 친일이 아닙니까. 그래서 고창읍에서도 반대하고, 문학계에서도 반대하였습니다. 주로 젊은이 층에서 반대가 심했습니다. 두 파가 합의 하기를 친일 시나, 현대 시나 모든 시를 다 전시 할 것을 전제로, 문학관을 만들기로 합의하에 그렇게나마 만들었습니다. 그래서 선생님도 반대이십니까. 하고 물으니, 실은, 저도 반대입니다 말한다.  
서정주 선생님을 친일 이라고 떠들지만, 누가 그 시대에 친일이 아니었던가 물어 보고 싶다. 내 아버지도 일제 강점기에 초등학교 선생님을 했는데, 박 씨가 기꾸와라 이었다. 살아남기 위한 방편일수 있다고, 한국사의 시대에 아픔이라고 보면 안 될까, 이조선조 때 중국 오랑캐에 끌려간 여인들이 고국으로 돌아와서, 설자리 없어, 비참하게 죽어간 역사를 읽었다. 끌려간 여인들의 잘못이 아니지 않는가, 나라를 지키지 못한 나라가 책임 져야 하지 않는가. 덮어주면 안 되는가. 그리고 일제 강점기 때에 신사 참배를 거부하여 많은 목사님들이 죽었다. 그러나 신사 참배 하여 살아남은 목사님들도 있다. 그리하여 두 갈래로 참배한 목사님들은, 참배하지 않은 목사님들, 경원시 하는 때도 있었다고 한다. 신사 참배 한 목사님은 살아남아서 이 땅에 복음의 불씨를 심었다, 그들이 남한으로 내려와 교회를 세우고, 복음을 열심히 전파하여, 우리나라는 기독교 인구가 제일 많다. 누가 돌을 던질 것인가. 죄 없는 사람이 먼저 돌을 던지라 하는 예수님의 말씀이 생각이 난다. 예수님이라면 무어라고 하실까 하고 생각해 본다,
젊은 시인과 같이 저녁을 먹으면서, 우리나라 사람들은, 흑과 백은 있어도 중간은 왜 없는가 물어 보았다. 역사적으로 남인, 동인, 하던 시대 , 노론, 소론 하던 시대, 어제 신문에 칼럼을 보니. 가장 존경 받는 성군 세종은 자기의 반대파도 적절히 끌어안고 등용하여 정치 리더십 가장 잘한 임금이라고, 쓴 기사를 읽었다. 젊은이들이 순수를 주장하고. 맑음을 주장하고.
강직을 주장하고, 청결을 주장 하는 것 높이 산다, 그러나 정상 참작이란 것은 없나, 왜 그렇게 해야 하였는지, 한번쯤 그 사람의 입장에서 서 보지 않겠는가. 지금은 그래도 선생님의 제자들과 그를 사랑하는 사람들이 아름답게 만들어 주었으면 바람이다.
강바람에 두루마기를 날리며, 곧 떠날 것 같은 방랑의 모습이 아니라, 당당하게 기개 있게, 청송으로 거목으로 서 있는 모습이면 좋겠다.  그렇게 되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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