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3.02.14 19:52

봄, 까꿍 / 성백군

조회 수 197 추천 수 0 댓글 0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 까꿍 / 성백군

 

 

입춘이 지났다고는 하지만

아직 추운데

동네 담 보퉁이 벚나무는 어지간히 급했나 보다

만개(滿開)를 넘어 허공에 분분하며

겨울잠을 깨운다

 

땅 위에 떨어져 엎어진 낙화 한 송이

안쓰러워

주워, 뒤집어 보는데

까꿍수술들이 모여 아는 체한다

나도 드려다 보고 눈 맞추며 까꿍하는데

어디서 또 까꿍이다

더부살이 다람쥐 한 마리 늦잠 자다 깨었나보다

잘 알지도 못하면서

벚나무를 오르내리며 이쪽저쪽에서

까꿍’ ‘까꿍’ ‘까꿍

 

저기, 젖먹이 동네 아이

엄마 손 잡고 아장아장 걸어온다

중국, 일본, 한국 아이, 인도?

모르겠다. 저도 모르겠다고 말똥말똥

아무렴 어떤가, 제가 봄이라 귀여운데 까꿍

신기하고, 낯설고, 멀고, 가깝고, 이상하다고,  아이 눈망울에

봄이 까꿍’ ‘까꿍 까꿍

 

이러다간

내 혓바닥에 가시가 돋겠다

늙은 몸에도 꽃샘바람 불겠다

 

   1296 - 02132023

 

 


List of Articles
번호 분류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2215 버리기도 기술입니다 / 성백군 하늘호수 2023.07.06 191
2214 시간 길들이기 / 성백군 하늘호수 2023.06.28 160
2213 5월 들길 / 성백군 2 하늘호수 2023.06.20 226
2212 울타리가 머리를 깎았다. / 성백군 하늘호수 2023.06.14 188
2211 홀로 달 / 성백군 하늘호수 2023.06.06 240
2210 각자도생(各自圖生) / 성백군 하늘호수 2023.06.01 167
2209 나목의 가지 끝, 빗방울 / 성백군 하늘호수 2023.05.23 304
2208 보훈 정책 / 성백군 하늘호수 2023.05.16 158
2207 삽화가 있는 곳 2 김사빈 2023.05.14 175
2206 4월, 꽃지랄 / 성백군 2 하늘호수 2023.05.09 157
2205 꽃잎이 흘러갑니다 / 성백군 하늘호수 2023.05.02 152
2204 빗방울 물꽃 / 성백군 하늘호수 2023.04.25 146
2203 황토물 / 성백군 하늘호수 2023.04.19 153
2202 카멜리아 꽃(camellia flawer) / 성백군 2 하늘호수 2023.04.09 230
2201 찬바람의 통곡 소리 / 성백군 하늘호수 2023.04.03 164
2200 고목 속내 / 성백군 하늘호수 2023.03.14 169
2199 꽃샘추위 / 성백군 하늘호수 2023.03.07 129
2198 봄기운 : (Fremont, 2월 26일) / 성백군 하늘호수 2023.03.01 284
2197 소화불량 / 성배군 하늘호수 2023.02.21 251
» 봄, 까꿍 / 성백군 하늘호수 2023.02.14 197
Board Pagination Prev 1 2 3 4 5 6 7 8 9 10 ... 115 Next
/ 11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