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7.10.08 05:23

그리움이 익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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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움이 익어 /강민경 

 

 

사과가

짧은 가을볕 끌어모아

제 가슴 열어 살찌운 불그레한 볼

빤지르르 눈이 부시다

 

어제 아침까지도  

비릿한 풋내 풍기는 소녀였는데

어느새

농익어 탱탱한 탄력

열아홉 처녀 같다

 

가을 짧은 햇님 사랑

얼마나 따끈따끈했기에

얼굴을 저처럼 밝고

환하게 다듬어 놓았는가

 

예쁜 아기 볼 꽉 깨물어 울리듯

한 입 베어 물고 싶은 유혹

첫눈에 열아홉 봄 처녀였더라면   

세상천지 다 내 것인 양

더 숨겨야 할 고향 그리움 같은 건

애당초 없었을 것인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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