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리움이 익어 /강민경
사과가
짧은 가을볕 끌어모아
제 가슴 열어 살찌운 불그레한 볼
빤지르르 눈이 부시다
어제 아침까지도
비릿한 풋내 풍기는 소녀였는데
어느새
농익어 탱탱한 탄력
열아홉 처녀 같다
가을 짧은 햇님 사랑
얼마나 따끈따끈했기에
얼굴을 저처럼 밝고
환하게 다듬어 놓았는가
예쁜 아기 볼 꽉 깨물어 울리듯
한 입 베어 물고 싶은 유혹
첫눈에 열아홉 봄 처녀였더라면
세상천지 다 내 것인 양
더 숨겨야 할 고향 그리움 같은 건
애당초 없었을 것인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