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 살과 피/ 채영선 시인
한없이 작아지고 싶은 첫 번째 주일
이력이 난 풀무 구덩이에서
데고 부풀어져 단단한 껍질마저
부수어 내주어도 아깝지 않은 당신
첫 페이지 첫 음절부터
마지막 장 아멘까지
건더기 없이 녹아들어
우주를 품은 레시피로 만든 명품 덩어리
툭- 내어던진 당신의 의지
아버지 뜻대로 휘어진 아들의 모습
덩그마니 홀로 하얀 보자기 안에서
얼마나 가슴 뭉클하셨을까
기침도 안하고 벗겨 제치는 무례와
씻지 않은 손으로 주고받는 부끄러움에도
나란히 둘러서는 게 끔찍이도 좋아서
때마다때마다 찾아오시는 당신
기꺼이 내주시는 피 묻은 한 조각
뻣뻣한 목으로 끝내 삼키고 마는
그날까지 성숙하지 못할 그대와 나는
눈 감은 하늘 아래 널브러져
나팔소리만 기다리는 마른 뼈다귀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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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리교회에서는
매월 첫 주 성찬식을 합니다.
할 때마다 자신을 돌아보는 기도를 하지만
어쩔 수 없는 마른 뼈다귀인 것만 같습니다
우리 모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