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야 통성기도 / 성벡군
비바람이 분다
밤새도록
잠시도 쉬지 않고
나뭇가지가 휘도록 굽신거리고
창문이 덜컹거리도록 소리를 지른다
무슨 사연이 있는 게 틀림없다
남들 다 자는 시간
달도 별도 없는 깜깜한 밤인데
허공에다 대고 대성통곡을 하는 걸 보면
드디어 믿음이 통한 건가
어둠 걷히니 바람 잦아지고
하늘도 감동했는지 동산이 열린다
불쑥 솟는 붉은 해는
밤을 지새운 기도의 응답이다
이젠 아침,
비바람 대신에 신(神)바람이 불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