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에서2

2008.02.09 12:14

정국희 조회 수:51

        한국에서2



        3년 만의 반가움을
        조명등 아래 앉히자마자
        벌써 얼근해진 술잔이
        쨍! 반갑다며
        시끄러운 음악을 끌어 들였지
        말과 음악이 서로 바빠 아우성인 틈사이로
        참이슬 한 순배 더 돌려
        왁자하게 사는 맛을 올리고
        자투리 소식 안주삼아
        목구멍에 불들 댕기는데
        캬~ 유난히 길게 쓴맛 넘어오는 소리
        순덕이었어
        재작년 그러께
        처가살이 막살내고 쨩놓고 떠난 남편에게
        덩달아 맞짱뜨고 손 탁 털어버린 그녀 결단이
        못내 아쉬운 듯 답답한 듯
        목젖 긁어대며 넘어오는 쉰 소리가 심상찮았지
        난처한 일은
        연신 퍼부어댄 술이 술술 울음을
        풀어내기 시작한 것이었어
        지 남편 떨어져 나간 자리에
        골뱅이두루치기섞어찌개다넣어도모자라
        징징 눈물 한 바가지 채워 넣었던게야
        우린 또 하는 수 없이
        낙지처럼 흐물흐물해진 그녀를
        나눠 걸치고 찜질방에 가야 했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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