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에서2

2008.02.09 12:14

정국희 조회 수:5

        한국에서2



        3년 만의 반가움을
        조명등 아래 앉히자마자
        벌써 얼근해진 술잔이
        쨍! 반갑다며
        시끄러운 음악을 끌어 들였지
        말과 음악이 서로 바빠 아우성인 틈사이로
        참이슬 한 순배 더 돌려
        왁자하게 사는 맛을 올리고
        자투리 소식 안주삼아
        목구멍에 불들 댕기는데
        캬~ 유난히 길게 쓴맛 넘어오는 소리
        순덕이었어
        재작년 그러께
        처가살이 막살내고 쨩놓고 떠난 남편에게
        덩달아 맞짱뜨고 손 탁 털어버린 그녀 결단이
        못내 아쉬운 듯 답답한 듯
        목젖 긁어대며 넘어오는 쉰 소리가 심상찮았지
        난처한 일은
        연신 퍼부어댄 술이 술술 울음을
        풀어내기 시작한 것이었어
        지 남편 떨어져 나간 자리에
        골뱅이두루치기섞어찌개다넣어도모자라
        징징 눈물 한 바가지 채워 넣었던게야
        우린 또 하는 수 없이
        낙지처럼 흐물흐물해진 그녀를
        나눠 걸치고 찜질방에 가야 했고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4619 샤워를 하다가 박정순 2008.12.16 1
4618 양란(洋蘭) 앞에서 이용애 2008.10.26 0
4617 삶이란 성백군 2009.04.13 0
4616 大哭 崇禮門 燒失 정용진 2008.02.14 4
4615 사랑에게 박정순 2008.02.13 7
4614 마지막 안경라 2008.02.13 6
4613 신호등 정국희 2008.02.13 7
4612 아무도 기다리지 않는데 정국희 2008.02.13 4
4611 하얀 국화들의 눈물은 정문선 2008.02.12 8
4610 초월심리학과 정신이상 박성춘 2008.02.11 6
4609 눈치우는 풍경 강성재 2008.02.11 9
4608 기역자 속에 숨어 있는 것 안경라 2008.02.11 5
4607 연륜 김사빈 2008.02.10 7
4606 잠 못 이룬 밤에 뒤적인 책들 이승하 2008.02.10 8
4605 불타는 남대문 오영근 2008.02.13 5
4604 유년의 꿈 권태성 2008.02.13 5
4603 사회자 필요하세요? 노기제 2008.02.10 4
4602 12월 정국희 2008.02.09 6
» 한국에서2 정국희 2008.02.09 5
4600 한국에서 정국희 2008.02.09 5